Wednesday, May 17, 2023

신학 공부?

예전부터 아이에게 철학 공부는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공으로 공부할 필요까지는 없다하더라도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철학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공부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신학은 어떤가? 신학은 굳이 공부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신학에 대한 물음은 종교철학을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다루게 될 것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만약 목회를 염두에 두고 신학을 하는 경우라면 '교단 신학'의 틀안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목회자의 내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측면으로 생각해보면, 요즘 같은 시대에 교단 신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다. 내 교단 출신만이 아니라 다양한 교단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심지어는 타종교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도 많다. 성도들도 인터넷을 통해 각양 각색의 신학 정보들에 노출되어 있는데, 내 교단의 신학만 고수한다는 것은 자기 우물 밖의 세상에는 관심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의 정신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신학은 교회 내에서 자유로운 유통이 가능하지 않다. 성도들의 대부분은 신학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고 교회도 신학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의 성도들은 신앙을 통해 평안함을 얻기를 원하지 다양한 신학의 내용을 통해 자신의 신앙 세계가 흔들리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학계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는 말들을 교회 안에서 발설할 때는 자신의 신앙 체계를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단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신학은 이제 교단 신학교 안에서만 가르치는 제한된 학문으로 남는 게 나을 것이고 일반 학문의 장에서는 인문학의 일부로 편입되는 게 가장 나은 방안일 것이다. 오래 전에 하버드 대학에서 신학을 퇴출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아카데미아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자유롭게 유통되지 못하는 학문이 어디에 발을 붙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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