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 2014
말씀의 육화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말씀은 창조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말씀이 물질로 변했다면 모든 피조물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의 육화이다. 물론 이 말씀의 육화가 가장 생생하게 우리 앞에 나타난 순간이 예수님이 역사에 모습을 드러내셨을 때이긴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자연이나 사람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만날 때가 있다. 어느 순간 경이로움을 느낄 때가 그런 때가 아닌가 한다. 매일 보던 앞바다가 어느날 경이롭게 보이고, 매일 보던 풀 한 포기가 어느날 경이롭게 보이고, 매일 보던 아이가 어느날 경이롭게 보이고, 매일 보던 청소부가 어느날 경이롭게 보일때, 그 때 나는 그 '보고 있는 중'에 어떤 말을 듣는다. 그 말이 다름아닌 그 대상의 본질인 하나님의 말씀이 아닐까 한다. 말씀을 통해 자연이 만들어졌다면, 자연을 통해서도 말씀을 들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늘 순간일뿐이었다. 절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그 순간들, 아, 그 순간들이 영원했으면 좋으련만..
Wednesday, July 2, 2014
포스트 기독교 시대
신학을 공부하면서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내 마음 속에는 교회의 잘못을 고쳐나가면 교회가 더 건강하게 잘 성장해나가겠지하는 생각이 있었다. 한국교회의 잘못된 신학, 불투명한 교회운영,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행위들, 기복신앙에 빠져있는 성도들.. 이런 부분들을 고쳐나가면 교회가 더욱 성숙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그쪽 방향으로 움직여가는 것이 옳다는 믿음이 있었다. 나부터 그렇게 살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작은 교회나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교회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다.
말씀의 힘. 이것은 이제 사실 그렇게 큰 동력이 아닐 수도 있다. 예전에 천국, 지옥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먹혀들던 시대에는 말씀의 힘이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모으는 큰 힘이었을 수도 있지만, 과학의 세례를 받고 자란 지금 세대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신화적인 이야기는 별로 매력이 없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비신화적인 방법으로 역사비평적인 접근을 하자니 공부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나 관심을 좀 끌까, 그렇지않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관심 밖이고, 그러한 접근방식의 결과로 성경도 하나의 고전 아니면 조금 특별한 고전으로 여겨지니 "하나님 말씀"의 지위 역시 많이 약화된 상태이다. 예수, 물론 매력있는 인물이지만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그의 독특한 위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그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야기를 계속 전해 주는 것도 공해로 여겨지고 있다.
포스트 기독교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교회로 되돌릴 수 있을까?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고, 되돌릴 수 없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성령의 바람이 불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지금은 돛을 내리고 있어야 할 시기인가..
뉴질랜드에 와서 나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있다. 뉴질랜드 교회는 신학적으로도 이미 한국 교회의 수준을 넘어섰고, 교회도 아주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고, 목회자들의 비리도 거의 없는 편이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기 위해 애쓰고 있고, 지역사회와의 교류 또한 중요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교회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 기독교 현상은 비단 뉴질랜드만의 문제는 아니고 서구 유럽 선진국들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경향이긴 한데, 실제로 이곳에서 그 현상을 직접 체험하니 도대체 이제 뭘 어떻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이 해결된 곳에서 결과적으로 일어난 현상이 교회의 쇠락이라니..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진보적 신학이 문제일까.. 아님 사람들의 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의 가르침에서 멀어진걸까.. 아님 일부 학자들의 견해대로 가족관계가 느슨해지면서 그 여파로 교회가 힘을 잃은 것인가.. 아님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많은 서비스들이 국가나 사회단체로 이전되면서 사람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게 된 것일까.. 확실히 이제는 교회가 서구인들의 삶의 중심이 아니긴 하다. 예전에는 서구 사람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삶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교회가 중심적인 장소로서의 역할을 했었는데, 이제는 굳이 교회를 가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으니 말이다.
포스트 기독교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교회로 되돌릴 수 있을까?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고, 되돌릴 수 없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성령의 바람이 불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지금은 돛을 내리고 있어야 할 시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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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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