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16, 2010
사례비의 추억
월급 얼마 주실거냐고 묻는 말은
얼마만큼의 돈을 주면 그 일을 할 것이고
그 만큼의 돈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일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돈이 좀 더 큰 목적이다.
사례비는 미리 정해놓는 것이 아니다.
얼마를 주든 상관없이 그저 가서 일을 하는 것이고,
그 일에 수혜를 받은 사람들이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사례비이다.
돈보다는 일 자체가 목적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목회자들에게 월급을 준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성도들이 볼 때 목회자는 월급을 받으려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 스스로도 월급을 흥정하고 목회지로 가지 않았다.
그냥 가서 사역을 했다.
성도들은 그런 목회자의 헌신에 감사해서 사례비를 드리고
고마운 마음을 쌀, 반찬 등을 가져다 드리는 것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요즘은 사례비라는 말만 사용할 뿐
그 내용에 있어서는 월급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례비 얼마 주실건가요?"
이렇게 묻는다면 그건 사례비가 아니라 월급을 말하는 거다.
액수를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것이다.
사례비는 감사함으로 드리는 것이라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냥 하나님을 믿고 가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냥 사역지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열심히 사역을 한 후, 그 사역에 감사하여 성도들이 드리는 사례비를
감사함으로 받으면 된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할 필요없다.
정 안되겠으면 까마귀를 통해서도 먹이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못 믿겠거든 하늘의 새와 들의 핀 꽃을 보면 된다.
상상해보면 멋지지 않은가?
목회자는 돈 문제를 떠나서 성도들을 위해 순전히 헌신하고
성도들은 목회자의 헌신에 감사해서 성심껏 사례하는 모습 말이다.
Friday, October 15, 2010
스리랑카 코끼리
2주 전쯤 부대표님과 내가 올해 전반기에 그렇게 공을 들였던 스리랑카 코끼리가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광주에 내려와 있어서 기증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뉴스를 통해 그 녀석들을 보니 감개무량.
이 일을 성사시키느라 수개월동안 애를 썼더랬다.
나야 주로 영어 통/번역을 맡아서 했었지만 부대표님은 상당히 마음 고생이 심했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여기에 쓸 수는 없고..
어쨌든 코끼리 두마리가 무사히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 다행이다.
우리가 140여 마리의 희귀 동물도 같이 들여오려고 했는데,
그 동물들도 아마 곧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스리랑카 코끼리가 들어오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코끼리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생각났다.
코끼리가 아무리 귀한 동물이라지만 사람보다 귀하겠는가..
어제도 몇백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사장을 만났다.
중재를 시도했지만 자기는 해줄만큼 해줬기 때문에 더이상 줄 것이 없다고 한다.
언어가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는 말이 통했는데
언어가 같은 한국인 사장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 노동자가 코끼리였다면? 아마도 극진한 대접을 했겠지..
이게 뭐냐.. 슬픈 현실이다..
Sunday, October 10, 2010
좋은 교회
성도들에게서 너무도 깍듯한 대접을 받아서
내 버릇이 나빠질까봐 내심 걱정이 되었었다.
목사가 대접받기에 익숙해지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사는 언제나 섬기는 사람이지
섬김을 받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교회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서빙하는 것을 별 부담없이 받아들일 정도니까.
이 정도면 좋다.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교회.
그런 교회가 좋은 교회다.
사람들을 알아간다는 건
어제 밤에 네명의 여자 집사님들과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문득 나의 한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 부부 생활이 그 분들에 비해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많은 문제들을 안고 어떻게 그렇게 결혼 생활들을 지속해올 수 있었는지
그 분들의 고통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기에
별로 해 줄수 있는 말이 없었다.
어줍잖게 뻔한 얘기를 해주고 싶지도 않았고..
부부생활 다 힘들다고 하는 데 나는 안 그렇다고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늘도 어떤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해 보면 딱히 슬픈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아니었지만,
내 동생과 같은 나이인데,
다른 사람의 결혼을 말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
슬펐다.
아, 참 슬펐다.
좀 전에 만났던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인 상사에게 맞았다고 한다.
순진한 시골 청년처럼 생긴 외국인이었다.
자기가 잘못한 일도 없는 데 맞았단다.
뭘 잘못했다고 때리는 일도 있어서는 안되지만,
잘못한 일도 없는 데 때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그런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내가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동네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고 있다.
사람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야기의 결말이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Monday, October 4, 2010
인상적인 교회
미국에 있었을 때 내가 구상했던 교회는
새벽기도가 없고, 예배는 주일 오전에 한번, 소모임이 주중에 한번 있는 교회였다.
한국에 이런 교회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번에 일하게 된 교회가 새벽기도가 없고, 예배는 주일 오전에 한번,
수요일 저녁에 성경공부만 있는 교회이다.
30년된 교회인데, 이렇게 오래된 교회가 이처럼 심플하게 교회를 꾸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는 우선 외국인노동자센터의 일을 맡아서 하게 되었다.
서울에 비하면 온전히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주로 상담을 하게 될 것 같은데
그 외에도 내가 하기에 따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친구와 '방가방가'라는 영화를 봤다.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룬 영화였다.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감사했고,
코믹하지만 마냥 웃고만 있을 수는 없는, 가슴 시린 영화였다.
우리나 외국인이나 모두가 똑같은 사람들이고
국적과 인종을 떠나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냥 사람인것이다.
동등하게 대해주면 된다.
그런데 왜 그걸 못하고 있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Saturday, October 2, 2010
광주에 둥지를 틀다
드디어 광주에 방을 얻었다.
투룸인데 서울에서 살았던 반지하 원룸보다는 훨씬 크고 좋은 집이다.
월세도 서울보다 싸고 동네도 조용하고 교회까지 걸어다닐 수도 있는 곳이니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집이다.
서울에서 일을 시작할때도 그랬지만 이곳에서도 정확히 사역자가 필요한 시기에 교회를 방문했다.
그 교회에서 이미 외국인노동자 사역을 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두번이나 일어날 수 있는지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사할 뿐이다.
아직 사례비를 얼마나 받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역자란 모름지기 사역을 할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월급이 아니고 사례비를 받을 뿐.
물론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월세와 생활비는 어찌할 것인가?
걱정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오늘 밥을 먹었으면 그걸로 감사할 따름이다.
내일 염려는 내일에 맡길 것.
살려고 하지 않고 죽음으로 그 분의 뜻을 이루려 할 때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 것이다.
사역이란 그런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다.
십자가는 필수이지 옵션이 아니다.
그 짐을 져야만 가벼워 질 것이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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