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31, 2010

산후조리원

산후조리원에 있는데

아내와 함께 있는 남편은 나밖에 없다.

가끔씩 다른 산모의 남편도 방문하지만

대개는 혼자서 2주 동안 조리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있어보니

아무리 산후조리원이라지만 그래도 남편이 있어야 아내가 더 편하다.

아이 젖주고 기저귀 갈고 할 때도 남편이 옆에서 거들어 주면

훨씬 수월하다.

아이를 낳으면 최소 한달은 남편들도 육아휴직을 하면 좋은데

한국 사회는 아직 그 정도가 안된다.

회사별로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남자의 경우 출산휴가가 겨우 하루 내지 삼일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내 아내의 경우 병원에 들어가서 아이 낳는 데만 이틀이 걸렸는데 말이다.

더구나 아이를 낳았다고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산후조리를 오래하는 편이 아닌가?

남편 없이 어떻게 산후조리가 가능한가?

아이는 혼자 낳는 것이 아니고 혼자 키우는 것도 아니다.

산후조리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남편 없이 혼자서 산후조리원에 있는 엄마들이 측은할 뿐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국 사회에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이 현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한 예가 TV 예능 프로그램인데,
예전 한 10년 전만해도 예능 프로에서 형, 언니 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걸로 기억한다.
사적으로는 형, 동생하는 사이지만 공중파 방송에서는
시청자 앞에 선 연예인으로서의 공적인 관계를 유지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사적 영역에서의 호칭과 친분 관계가
공중파 방송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이 별 문제없이 이러한 현상을 받아 들이고 있는 걸 봐서는
한국 사회 전체에 이러한 공적 영역의 축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는가 싶다.
사적 영역의 친분 관계가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형 동생/선 후배로 이루어진 끼리끼리 문화가 공고해 지고
이들이 기득권까지 갖게 된다면
그들과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 그들 무리에 끼려고 노력할 것이고,
사적 영역을 확장하는 데 갖은 노력과 비용을 다 투자하지 않겠는가.
단지 연예계 뿐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사적인 영역이 너무
비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부터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무슨 무슨 라인이 있고
형, 동생, 친구라는 호칭 아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 같다.
형 동생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적인 정도 소중하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그러한 정이 공정함이나 정의를 앞서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적 영역에서의 진한 우정은 사적 영역안에서만 기능케 하고
공적 영역에서는 공정한 태도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Friday, August 27, 2010

아빠가 되다

아내의 혈소판 수치가 4만 2천이었다.
15만에서 50만 정도가 정상 수치란다.
촉진제를 투여하고 진통이 심해졌을 때 여섯팩의 혈소판을 수혈했다.
수혈 후 혈액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는 겨우 5만.
담당의사는 8만대로 올라갈걸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였다.

다시 여섯팩을 더 수혈했다.
5만 2천.
혈소판 수치가 낮으면 무통 주사를 맞을 수 없단다.
무통 주사의 부작용 중 하나가 뇌출혈이기 때문이란다.
25시간 동안 아내는 무통 주사 없이 진통을 견뎌냈다.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심해지자 산소 마스크를 쓰기도 했지만
아내는 마지막 출산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25시간동안 진통을 참아낸 아내 옆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잠을 자지 않고 아내가 몸의 다른 부위에 힘을 주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 뿐.
잠깐 한 눈을 팔면 아내는 침대 사이드 바를 움켜 쥐었다.
팔에 무리하게 힘을 쓰면 나중에 산후통증이 생길 수 있다.
진통이 올 때마다 아내의 팔과 손목의 힘을 풀어주었고,
자궁 외의 다른 부분의 긴장을 풀어 주려고 노력했다.

아이의 머리가 반쯤 삐져나왔다.
다음 번 진통이 오는 순간에
아내는 마지막 푸쉬를,
의사는 회음부 절개를,
레지던트는 아직 자궁 내부에 있는 아이의 엉덩이를 밀기로 했다.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 세 동작이 동시에 일어나야 했다.

마지막 진통의 순간
모두가 동시에 움직였고
순식간에 아이가 밖으로 나왔다.

아이가 나오면서 자궁 내벽을 긁었다.
자궁 내부에서 출혈이 생기면 위험하다.
담당의사는 수련의들과 바쁘게 손을 놀렸다.

나는 막 세상에 나와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아이와
그 아이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는 간호사를 바라보며 처음으로 아이의 사진을 찍었다.

간호사가 나를 데리고 신생아실로 나갔다.
아내는 아이를 가슴에 올려놓아보고 싶어 했지만
내부출혈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사가 제지했다.

신생아실 앞에서 아이를 들여보내기 전에
처음으로 아이를 가슴에 안아보았다.
묘한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느낌이지..
다른 아이들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어떤 끌림이 느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끈이 나와 그 녀석 사이를 잇고 있는 듯 했다.

다시 분만실로 돌아왔다.
아내의 온 몸이 부어있었다.
전혈 3팩을 다시 수혈했다.
25시간 동안 혈소판 12팩과 전혈 3팩, 총 15팩을 수혈했다.

긴 밤이었다.

Thursday, August 26, 2010

메가처치 단상

"In other words, we’re not trying to reach God because God reached us. We’re trying to reach people. So we built the church to be able to reach people. We’re all about people because we’re all about God, and God’s all about people. People look on the outward." (Interview with Robert Morris, Vision Magazine, Christmas 2006).

게이트웨이 처치의 로버트 모리스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이다.

게이트웨이 처치를 비롯한 많은 메가처치들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현상은 그들이 테크놀로지에 굉장한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물론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함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한다. 다른 것은 메시지일 뿐이다. 그런데 잘 들여다 보면 그 메시지조차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시지만을 골라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시지가 싫어서 사람이 떠나면 안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술 문명, 자본주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잘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복음이란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과 같은 것일 것이다. 성경의 일부는 이러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세상 시스템을 전복하며 들어오는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임함이 아니던가.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 그리고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우리도 사람을 사랑해야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사람을 사랑하는 것의 '내용'에 대해서는 현대 메가처치의 입장과 내 입장은 사뭇 다르다. 사탕의 달콤함에 빠져있는 그들에게 사탕을 계속 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 사탕의 위험성을 이야기 하고 사탕이 아닌 다른 음식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 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 설령 그 길이 좁은 길이고 힘들고 어려운 길, 십자가를 지는 길이라도 그 길을 걷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교회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아니겠는가?

Monday, August 23, 2010

아이를 기다리며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원래 예정일은 지난주 일요일이었는데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엄마 뱃속이 그리도 좋은지..

내일 유도분만을 한다고 한다.

나오기 싫어도 억지로 나와야 할 상황이다.

살다보면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할 상황이 제법 있는데

이 녀석은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하기 싫은 걸 해야하는 상황에 부딪치게 되었다.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아이들은 본래 엄마 뱃속에서 삼개월은 더 있어야 한단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머리가 너무 커져서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에 삼개월 일찍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Fourth Trimester는 밖에 나와서 가지게 되었고 이 기간동안은

최대한 엄마 뱃속과 동일한 조건에서 키워줘야 한다고 한다.

 

일주일동안 진통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진통이 오지 않았다.

진통, 정말 우리 남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고통을 겪어야지만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고 한다.

해산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옛사람들은 이것을 하와의 죄 값이라 불렀을까..

 

창세기 기자에게 남자의 죄값이 노동의 고통이라면 여자의 죄값은 해산의 고통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역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나은 존재다.

많은 남자들이 노동의 고통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여자들은 해산의 고통과 함께 노동의 고통까지 감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일이면 아내의 몸이 가벼워지게 된다.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

순산하기를 빌 뿐이다.

 

Sunday, August 15, 2010

천생 유목민

이제 이곳을 떠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 행사를 끝으로 나는 이곳을 떠날 예정이다.

다시 돌아오게 될까?

지금 마음으로서야 다시 돌아오고 싶지는 않지만

랑카 관련 쪽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른다.

 

뭔가 배운 것은 많이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행사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울 수 있었고,

한국 사회에서 일을 추진해나가려면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배운 것들을 써 먹을 것이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노"라고 대답할 것 같다.

 

배운대로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의 나는 배운 것을 비판적으로 사용할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어쨌든 또 다시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된다.

외할머니가 아내에게 그랬단다.

"가가 한 군데 오래 있지를 못혀"

 

천생 유목민이지..

 

Monday, August 9, 2010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내일이 행사인데 대표는 아직도 순서 담당자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데도 행사를 잘(?) 마쳐왔다니 할 말이 없다.

그 밑에서 헌신적으로, 안 되는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어찌 행사를 치뤄낼 수 있었겠는가.

이런 행사는 누구를 위한 행사이며, 이런 행사를 위해 무리하게 힘을 쏟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보상 받아야 하는가..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일을 추진해왔다면 이렇게 밤 늦게까지 힘들여 일하지 않아도 될텐데, 왜 이 분은 이리도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굳어진 스타일을 과연 누가 바꿀 수 있을까..

 

 

 

 

Thursday, August 5, 2010

보여주기식 행사

보여주기식 행사는 이제 좀 그만 맡았으면 좋겠다.

급하게 연락해서 뭐 부탁하기도 지겹다.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해도 행사가 잘 마쳐지는 것을 보면,

그것도 한 두번의 요행이 아니라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한국 사회 전체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우리 보스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거리를 좀 두려고 한다.

내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