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선생의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선생이 수호믈린스키의 책을 소개하고 있길래 한권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제목은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
꽤 두꺼운 책이라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박노자 선생이 추천한대로 역시 내용이 좋다.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공감하게 된다.
학생을 인격으로 대우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데 평생을 바친 분의 생각이 담긴 책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가르치는 분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회학교 교사나 목사들도 한번씩 읽어보았으면 한다.
특히 교인들의 교육에 관해 고민하는 목사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사들이 성도들에게 직접 답을 주려고 하지 말고, 성도들 스스로 기독교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보고 스스로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들을 했으면 한다.
Sunday, January 30, 2011
Tuesday, January 25, 2011
자식 걱정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는 소식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봤다.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석 선장의 아버지 석록식(83)씨와 어머니 손양자(79)씨는 사흘째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 손씨는 “애들(며느리와 손자들)이 우리가 걱정할까 봐 아무도 말을 안 했는데 금요일 TV를 보고 알게 됐다”며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3년 전부터 파킨슨병으로 심하게 몸을 떨고 있는 손씨는 아들이 총상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심하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손씨는 “한번도 부모 걱정을 시키지 않았던 해균이가 먼 곳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2011/1/25 중앙일보 기사 인용)
여든 셋, 일흔 아홉의 노부부가 58세의 아들 걱정에 사흘째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있다는 말.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그냥 머리로만 그런가보다 그랬었는데,
아이를 낳고 난 지금은 온 몸으로 이해가 된다.
온 나라가 석 선장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고
가족과 일가친척들도 걱정하고 있겠지만
부모만큼 석선장을 걱정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인터넷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봤다.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석 선장의 아버지 석록식(83)씨와 어머니 손양자(79)씨는 사흘째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 손씨는 “애들(며느리와 손자들)이 우리가 걱정할까 봐 아무도 말을 안 했는데 금요일 TV를 보고 알게 됐다”며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3년 전부터 파킨슨병으로 심하게 몸을 떨고 있는 손씨는 아들이 총상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심하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손씨는 “한번도 부모 걱정을 시키지 않았던 해균이가 먼 곳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2011/1/25 중앙일보 기사 인용)
여든 셋, 일흔 아홉의 노부부가 58세의 아들 걱정에 사흘째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있다는 말.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그냥 머리로만 그런가보다 그랬었는데,
아이를 낳고 난 지금은 온 몸으로 이해가 된다.
온 나라가 석 선장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고
가족과 일가친척들도 걱정하고 있겠지만
부모만큼 석선장을 걱정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Saturday, January 22, 2011
맥도날드
토요일 아침, 갑자기 맥도날드 브랙퍼스트 메뉴가 먹고 싶어졌다.
광주 지역에 맥도날드 점이 몇 개 있는지 검색해보니 단 세 곳 뿐.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한 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아내와 거의 매주 토요일에는
밖에서 브랙퍼스트 메뉴를 먹곤 했었다.
가끔 맥도날드에도 가고 로컬 레스토랑에도 가곤 했었는데
한국에 온 후론 가볍게 아침 식사 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국밥집들이 있긴 하지만, 아침엔 빵과 커피가 더 편하다.
오랜만에 맥도날드에 가서 에그맥머핀 세트를 먹었다.
처음에 미국에 가서 맥도날드에 들렀을 때
주문하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났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던 기억..
웃긴건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서울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주문했을 때도 헤맸다는 점이다.
종업원이 너무 급하게 말해서 내가 잘 못 알았듣기도 했고,
번호로 주문하는 것도 없고,
영수증 받았는데 현금영수증 받을 거냐고 또 물어보는 것도 이해 못했고..
완전 바보된 느낌이었다.
미국물이 빠지니까
우습게도 미국 음식이 생각난다.
스테이크도 먹고 싶고, 텍스맥스도 먹고 싶고..
벌써 한국 음식에 물렸나보다 ㅎㅎ
광주 지역에 맥도날드 점이 몇 개 있는지 검색해보니 단 세 곳 뿐.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한 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아내와 거의 매주 토요일에는
밖에서 브랙퍼스트 메뉴를 먹곤 했었다.
가끔 맥도날드에도 가고 로컬 레스토랑에도 가곤 했었는데
한국에 온 후론 가볍게 아침 식사 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국밥집들이 있긴 하지만, 아침엔 빵과 커피가 더 편하다.
오랜만에 맥도날드에 가서 에그맥머핀 세트를 먹었다.
처음에 미국에 가서 맥도날드에 들렀을 때
주문하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났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던 기억..
웃긴건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서울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주문했을 때도 헤맸다는 점이다.
종업원이 너무 급하게 말해서 내가 잘 못 알았듣기도 했고,
번호로 주문하는 것도 없고,
영수증 받았는데 현금영수증 받을 거냐고 또 물어보는 것도 이해 못했고..
완전 바보된 느낌이었다.
미국물이 빠지니까
우습게도 미국 음식이 생각난다.
스테이크도 먹고 싶고, 텍스맥스도 먹고 싶고..
벌써 한국 음식에 물렸나보다 ㅎㅎ
Monday, January 17, 2011
첫번째 중고등부 설교
중고등부 예배의 설교를 하게 되었다.
예배 시간이 주일 오전 9시 반이라고 통보 받았다.
9시에 교회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사무실에서 기다렸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9시 20분에 내가 예배당 문을 열고 히터를 켰다.
9시 반이 되었다.
아무도 없다.
몇분후에 교사 한명이 나타났다.
죄송하단다. 원래 늦게 시작했단다.
보통 10시쯤 예배드리곤 했단다.
그나마 오늘은 내가 설교라서 좀 일찍(?) 온 것 같았다.
9시 45분쯤 예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담임목사님 사모님과 장로님이 중고등부를 맡고 계셨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설교를 하면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진보적인 교회에는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
물론 일반화는 하지 않으련다.
그냥 이 교회 만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예배 시간이 주일 오전 9시 반이라고 통보 받았다.
9시에 교회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사무실에서 기다렸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9시 20분에 내가 예배당 문을 열고 히터를 켰다.
9시 반이 되었다.
아무도 없다.
몇분후에 교사 한명이 나타났다.
죄송하단다. 원래 늦게 시작했단다.
보통 10시쯤 예배드리곤 했단다.
그나마 오늘은 내가 설교라서 좀 일찍(?) 온 것 같았다.
9시 45분쯤 예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담임목사님 사모님과 장로님이 중고등부를 맡고 계셨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설교를 하면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진보적인 교회에는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
물론 일반화는 하지 않으련다.
그냥 이 교회 만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답답한 상황
제안서를 내야한다.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해서 제안서를 작성하면
사업비를 타낼 수 없다.
위에서는 사업비를 타내길 바라고 있고..
그러려면 구라를 좀 쳐야한다..
그렇게 안하면?
참.. 이런게 문제다.
다른 데도 다 구라를 친다는 말이다.
다들 구라를 치는데 나만 안친다면
사업비를 타지 못하는 건 나뿐이라는 말이다.
적당히 실적 부풀리고, 잘 안되고 있는 걸 잘 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고..
그런데 이런게 싫다.
어쩌란 말이냐..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왔고
덩치 큰 조직을 떠나 작은 조직으로 왔는데도 이런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어디 가고 싶은 곳도 없고 가봐야 별 차이도 없을거란 생각이다.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내가 몸담았었던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 같이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나
큰 규모의 NGO 단체, 작은 시민단체, 그리고 교회마저도 전부 그런 식이다.
참 답답하다.
그런데 더 답답한 건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기도가 절로 나온다..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해서 제안서를 작성하면
사업비를 타낼 수 없다.
위에서는 사업비를 타내길 바라고 있고..
그러려면 구라를 좀 쳐야한다..
그렇게 안하면?
참.. 이런게 문제다.
다른 데도 다 구라를 친다는 말이다.
다들 구라를 치는데 나만 안친다면
사업비를 타지 못하는 건 나뿐이라는 말이다.
적당히 실적 부풀리고, 잘 안되고 있는 걸 잘 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고..
그런데 이런게 싫다.
어쩌란 말이냐..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왔고
덩치 큰 조직을 떠나 작은 조직으로 왔는데도 이런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어디 가고 싶은 곳도 없고 가봐야 별 차이도 없을거란 생각이다.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내가 몸담았었던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 같이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나
큰 규모의 NGO 단체, 작은 시민단체, 그리고 교회마저도 전부 그런 식이다.
참 답답하다.
그런데 더 답답한 건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기도가 절로 나온다..
Monday, January 10, 2011
일과 가정
올해부터는 중고등부 설교를 매월 두차례씩 하게 되었다.
목사님은 중고등부를 나에게 아예 맡기려 하셨지만
현재 센터일을 맡고 있는 상황인데 중고등부까지 전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중고등부 설교만 하는 걸로 타협을 본 것이다.
나는 목사이긴 하지만 센터에서 기관사역을 하는 목사이지
현재 특정교회에 소속되어 일반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는 아니다.
물론 나 역시 목사로서 교회를 소중히 여기고
성도들이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내 탤런트를 쓰고 싶기에
교회 사역에 참여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역을 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일을 시키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센터일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반은 중고등부에 전담하는 식으로 조정하지 않고
센터일을 그대로 하면서 중고등부일을 더하는 식으로 한다면
퀄리티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경우 가정에 써야 할 시간을 줄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는 일 때문에 가정을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다.
직장에 8시간을 쓴다면 나머지 시간은 당연히 가정을 위해 써야 한다.
직장에 출근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그만큼 중요하다.
왜 출근 시간은 중요시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집에서 열심히 남편/아빠 노릇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한국 사회에서 가정은 얼마나 더 희생당해야 하는가?
직장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마저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
교회마저 세상이 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하면 안되지 않는가?
목사님은 중고등부를 나에게 아예 맡기려 하셨지만
현재 센터일을 맡고 있는 상황인데 중고등부까지 전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중고등부 설교만 하는 걸로 타협을 본 것이다.
나는 목사이긴 하지만 센터에서 기관사역을 하는 목사이지
현재 특정교회에 소속되어 일반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는 아니다.
물론 나 역시 목사로서 교회를 소중히 여기고
성도들이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내 탤런트를 쓰고 싶기에
교회 사역에 참여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역을 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일을 시키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센터일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반은 중고등부에 전담하는 식으로 조정하지 않고
센터일을 그대로 하면서 중고등부일을 더하는 식으로 한다면
퀄리티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경우 가정에 써야 할 시간을 줄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는 일 때문에 가정을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다.
직장에 8시간을 쓴다면 나머지 시간은 당연히 가정을 위해 써야 한다.
직장에 출근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그만큼 중요하다.
왜 출근 시간은 중요시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집에서 열심히 남편/아빠 노릇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한국 사회에서 가정은 얼마나 더 희생당해야 하는가?
직장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마저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
교회마저 세상이 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하면 안되지 않는가?
Saturday, January 8, 2011
출산 때를 돌아보며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휴가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처가집에서 이틀 반, 부모님 댁에서 이틀 반 이렇게 지내고 왔다.
아이가 아직 4개월째라서 어디 멀리 갈 수도 없고
부모님은 늘 아이를 보고 싶어하니 우리로서는
처가와 친가를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사회에서 애를 낳고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복이다.
애를 낳을 때 한 10일 정도 휴가를 썼다.
그리고 그 후에 육아휴직을 냈으니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계속 아내 곁에 있었던 거다.
물론 한 달 후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일을 시작하게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아내의 출산부터 그 후 한 달동안
아내 곁에 줄곧 함께 있었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그 일을 해낸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상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결혼한 남자들이
아내가 출산하는 동안, 그리고 산후 최소 한달동안은
아내 곁에 있기로 다짐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를테면 집단 행동 같은 것인데,
모두 잘릴 각오를 하고 함께 연대해서 행동에 옮긴다면
실제 잘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이후 아빠가 될 직장인들에게
한달 휴가라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산후조리하는 데 아빠는 옆에 없고 가족이나 도우미만 있다면
이거 참 슬픈 일 아닌가?
내 아내는 내가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처부모나 우리 부모나 도우미가 돌봐야 하는가?
아내는 장모님보다 내가 옆에 있을 때 더 편하다고 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나도 몸이 아플 때 어머니보다 아내가 옆에 있는 것이 더 편하니..
시스템을 좀 바꾸고 싶은데,
이놈의 시스템은 왜 이리도 힘이 센 것인지..
도대체 얼마의 저항 세력이 모여야 변화가 가능한 건지..
휴가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처가집에서 이틀 반, 부모님 댁에서 이틀 반 이렇게 지내고 왔다.
아이가 아직 4개월째라서 어디 멀리 갈 수도 없고
부모님은 늘 아이를 보고 싶어하니 우리로서는
처가와 친가를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사회에서 애를 낳고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복이다.
애를 낳을 때 한 10일 정도 휴가를 썼다.
그리고 그 후에 육아휴직을 냈으니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계속 아내 곁에 있었던 거다.
물론 한 달 후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일을 시작하게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아내의 출산부터 그 후 한 달동안
아내 곁에 줄곧 함께 있었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그 일을 해낸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상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결혼한 남자들이
아내가 출산하는 동안, 그리고 산후 최소 한달동안은
아내 곁에 있기로 다짐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를테면 집단 행동 같은 것인데,
모두 잘릴 각오를 하고 함께 연대해서 행동에 옮긴다면
실제 잘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이후 아빠가 될 직장인들에게
한달 휴가라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산후조리하는 데 아빠는 옆에 없고 가족이나 도우미만 있다면
이거 참 슬픈 일 아닌가?
내 아내는 내가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처부모나 우리 부모나 도우미가 돌봐야 하는가?
아내는 장모님보다 내가 옆에 있을 때 더 편하다고 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나도 몸이 아플 때 어머니보다 아내가 옆에 있는 것이 더 편하니..
시스템을 좀 바꾸고 싶은데,
이놈의 시스템은 왜 이리도 힘이 센 것인지..
도대체 얼마의 저항 세력이 모여야 변화가 가능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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