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8, 2011

출산 때를 돌아보며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
휴가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처가집에서 이틀 반, 부모님 댁에서 이틀 반 이렇게 지내고 왔다.
아이가 아직 4개월째라서 어디 멀리 갈 수도 없고
부모님은 늘 아이를 보고 싶어하니 우리로서는
처가와 친가를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사회에서 애를 낳고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복이다.
애를 낳을 때 한 10일 정도 휴가를 썼다.
그리고 그 후에 육아휴직을 냈으니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계속 아내 곁에 있었던 거다.
물론 한 달 후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일을 시작하게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아내의 출산부터 그 후 한 달동안
아내 곁에 줄곧 함께 있었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그 일을 해낸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상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결혼한 남자들이
아내가 출산하는 동안, 그리고 산후 최소 한달동안은
아내 곁에 있기로 다짐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를테면 집단 행동 같은 것인데,
모두 잘릴 각오를 하고 함께 연대해서 행동에 옮긴다면
실제 잘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이후 아빠가 될 직장인들에게
한달 휴가라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산후조리하는 데 아빠는 옆에 없고 가족이나 도우미만 있다면
이거 참 슬픈 일 아닌가?
내 아내는 내가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처부모나 우리 부모나 도우미가 돌봐야 하는가?
아내는 장모님보다 내가 옆에 있을 때 더 편하다고 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나도 몸이 아플 때 어머니보다 아내가 옆에 있는 것이 더 편하니..

시스템을 좀 바꾸고 싶은데,
이놈의 시스템은 왜 이리도 힘이 센 것인지..
도대체 얼마의 저항 세력이 모여야 변화가 가능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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