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22, 2023

영어로 말하기

우리 집에서 1년간 같이 살게된 동생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동생은 교대를 나왔는데, 대학때는 영어 공부를 안했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도 영어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영어에 손놓고 있다가 이번에 이 나라에서 1년간 살기로 하면서 오랜만에 영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모든 걸 나에게 일임하고 살면 영어를 하지 않고도 살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 학교 선생님도 만나야 하고, 교회에 가면 다 영어하는 사람들 뿐이고, 물건을 사러 가거나 커피를 마시러 갈 때도 영어를 해야 하니 영어를 하지 않으면 본인이 불편한 상황이라 어쩌겠는가..

하여 나도 틈틈히 동생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데, 동생에게 해주는 조언을 정리해보면 대략 이렇다.

1. 한국말을 영어로 직역해서 쓰려고 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원어민들은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 듣고 그대로 따라해라. 영어는 우리의 말이 아니고 그들의 말이다. 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따라서 나오는 말이지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사고방식을 통해서 나오는 말이 아니다. 먼저는 그들의 말을 듣고 따라하는 것이 먼저다. 사실 한국말을 할 때 우리도 다들 비슷한 방식으로 말한다. '물 마실래?' 라고 하지 '물 원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법적으로는 둘 다 맞아도 한국 사람들은 아무도 물 원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극장으로 영화 보러 갈 때 go see a movie 라고 하지 아무도 go watch a movie 라고 하지 않는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잘 듣고 따라하는 것이다. 말할려고 하지 말고 먼저 들어야 한다.

2. 들을려고 해도 안들리는 데 어떻게 들을 수 있나?  당연히 안들린다.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로 말을 할 때 내는 모든 소리가 한국말과 다르다. 그 소리에 익숙해져야 한다. 원어민들은 read를 '리드'라고 말하지 않는다. park를 '파크'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장도 또박또박 말하지 않는다. 입말은 글말과 다르다. 압축하고 연결하고 지우고 강세를 두면서 말한다.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머리 속에 입력했었던 모든 한국식 영어 소리를 다 지우고 새로 배워야 한다. 글자를 지우고 소리를 듣고 따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소리의 차이를 더 빠르게 분별하고 어떤 사람들은 좀 느리다. 계속 들어서 어떤 식으로 소리를 내는지 구별하고 따라할 수 있어야 한다.

3. 영어식으로 생각하라. 영어는 개체에 집중한다. 가령 집주소를 말할 때 여기에서는 번지, 도로명, 도시, 도 순으로 말한다. 집이라는 개체 우선이다. 한국은 그 반대다. 도, 도시, 도로명, 번지 순으로 말한다. 영어에서는 개체 즉 주어에 집중하고 주어의 동작을 우선적으로 말한다. 모든 개체가 주어가 될 수 있다. '책상에 컵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컵이 책상 위에 있다'고 말한다. A cup is on the table.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나 한국어를 말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현상을 본다. 그런데 그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말을 할 때는 말이 다르게 나온다. 사고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식 사고는 개체 중심이다. 개체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간다. 학교에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있고 그 앞에 학교가 있다. I am going to school 인 것이다. 머리 속에 말하고 싶은 상황을 영상으로 떠올리고 주어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4. 발음은 중요하다. 쉬운 단어를 말했는데도 이곳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발음이 성우처럼 완벽해야 된다는 말이 아니라 이곳 사람들이 편하게 알아들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억양은 있어도 된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억양이 있다. 괜찮다. 그런데 원어민들이 알아들을 정도로는 말을 해줘야 한다. 내 목소리를 녹음을 해서 들어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원어민 발음을 따라하려고 노력해야한다. 모음과 자음, 강세, 연음을 잘 듣고 따라해야 하고, 발성도 조금은 바꿔줘야 한다. 내가 영어로 말을 할 수 있어도 내가 하는 말의 소리를 원어민들이 못 알아듣는다면 대화는 불가능하다. 짧은 말부터 하나씩 이곳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발음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5. 브로큰 잉글리쉬부터 해야 한다. 문장을 문법에 맞게 만들어서 말하려고 하면 대화를 할 수 없다. 대화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때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 대화하기 편했던 상대는 짧은 한국말을 계속 던지는 사람이었다. "밥 먹었어. 어제. 맛있었어. 친구랑 갔어. 김치찌개. 또 먹고 싶어."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함께 있으면 말 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이나 말을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서 하려고 하는 사람과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기가 힘들었다. 짧은 영어를 계속 이어서 말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하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복잡한 문장도 말할 수 있게 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많지만...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동생이 쉬운 영어도 편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일 년 동안 최대한 효과적으로 영어를 배워서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Wednesday, February 15, 2023

소마 삭스 프뉴마

소마와 삭스와 프뉴마에 대한 이야기들에 별 관심이 없고 이 셋을 굳이 분리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어떤 식으로라도 이에 대해 말을 해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소마와 삭스와 프뉴마는 분리되지 않은채 사람의 존재를 구성한다.
삭스는 지구상의 모든 물질들의 구성요소와 다르지 않다.
내 삭스와 동물의 삭스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삭스들은 각각의 개체로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독특한 소마가 된다.
가령 개와 고양이가 같은 삭스로 만들어졌지만 그 둘은 다른 소마다.
물론 각각의 개와 각각의 고양이도 각 개체별로 다 다른 소마가 된다.
즉 소마는 모든 생명 개체의 고유한 정체성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의 소마는 인간이라는 삭스에 하나님이 프뉴마를 불어넣어주심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면에서 사람은 동물과 다르다.
어떤 동물도 그런 방식으로 생명체가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의 소마에는 프뉴마가 있다.
하지만  이 프뉴마적 소마는 각성되지 않으면 삭스에 압도당한다.
사람의 소마가 삭스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프뉴마(성령) = 그리스도의 영이 임하여 그 사람의 프뉴마를 각성시키고 그 사람의 소마를 삭스적 소마가 아닌 프뉴마적 소마로 만들어준다.
삭스적 소마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인간이지만
프뉴마적 소마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이다.
사람의 소마는 늘 이 삭스적 소마와 프뉴마적 소마 사이의 긴장 속에서 산다.
우리가 죽으면 삭스는 다 분해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되면 삭스적 소마는 삭스와 함께 분해되어 사라질 것이고, 프뉴마적 소마는 삭스의 인력에서 온전히 자유로워질 것이다.
부활은 이러한 프뉴마적 소마에게 일어나는 복이다.
최후의 심판 때 프뉴마적 소마들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게 될 것이고 삭스적 소마들은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다.

Monday, February 6, 2023

동생이 왔다

막내 여동생 가족이 우리집을 방문해서 함께 있은지 2주가 되었다. 동생과 매제와 조카 이렇게 세 가족이 한국에서 방문을 한 것이다. 매제는 다음 주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동생과 조카는 우리 집에서 1년을 머물 예정이다. 동생이 18년간 교사로 일한지 처음으로 긴 휴가를 갖는 셈이다. 아홉살 된 조카는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내서 벌써 일주일을 다녔다. 영어도 못하는 녀석이 벌써 이곳 학교가 한국 학교보다 좋다고 한다. 누가 남자 아니랄까봐 자기 반에서 최고 미인인 금발의 소녀가 자기를 잘 챙겨주고 있다며 너무 좋아하고 있다. 

동생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두 번만 영어 학원에 다니면서 쉬기로 했다. 내가 영어도 좀 가르쳐주고 신앙 상담도 좀 해주면서 편하게 지내도록 할 생각이다. 동생과 아내와의 관계도 언니 동생처럼 편한 사이이다. 동생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아내를 봐왔던터라 서로 편안해 한다. 우리 아이도 사촌 동생이 함께 있으니 매일 둘이서 즐겁게 놀고 있다. 둘 다 외동으로 자라서 외로웠었는데 같이 있으니 좋은가 보다. 얼마나 서로 말을 많이 하던지 불과 몇 주 사이에 우리 아들의 한국어 실력이 엄청 늘었다. 조카의 영어 실력이 늘려면 우리 아이가 영어로 대화를 해줘야 하는데 둘 다 한국말을 하니 조금 난감하기는 하다. 

13년 전 우리가 처음으로 이 나라에 왔을 때 동생 부부가 재정적으로 가장 많은 도움을 줬었다. 한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이 땅으로 왔었는데 그 때 동생 부부가 준 돈이 없었다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었을거다. 이번에 그 도움을 나름 갚을 수 있게 되어서 아내와 내가 참 감사하고 있다. 동생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집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뒷마당의 별채를 리모델링해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놓았다. 거금이 들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고 매일 조카 픽업을 해주는 일도 감사한 마음으로 해주고 있다.      

세 식구만 살던 집이 갑자기 다섯 식구가 사는 집으로 변했다. 왠지 다복한 가정이 된 것 같고 든든한 기분이 든다. 반대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꽤나 쓸쓸한 기분이 들것 같다. 동생이 부모님 곁에 살면서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부모님을 만나고 수시로 챙겨드렸었는데 이제 일 년간 떨어져 있어야 하니 연로하신 부모님이 얼마나 허전하실지.. 부모님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다를 별 탈없이 잘 지내다 일 년 후에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