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30, 2022

DIY 실패

우리 집 차고에 있는 문은 수동으로 열고 닫아야 하는 롤러 도어이다. 한국에서 '샷다'라고 불리는 문과 비슷하다. 문을 위로 들어 올리면 위쪽으로 돌돌 말리면서 열리고 내릴 때는 위로 말려있던  두루마리가 풀리면서 닫히는 문이다. 손으로 열고 닫는데 그리 큰 힘이 들지는 않지만 전동 개폐기가 있다면 좀 더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우리와 친하게 지내는 가정에서 자동 개폐기를 공짜로 얻게 되었다. 자기 집을 개조하면서 떼어낸건데 내가 쓰겠다고 해서 가져왔다. 

우리집 차고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그 기계를 대보니 부착 가능한 제품이다. 롤러의 중심축을 지지대에서 들어올린 다음에 그 축에 끼워넣으면 될 것 같다. 위로 말려져 있는 문을 혼자서 통째로 들어 올리기엔 무거워 보인다. 말려 있는 문을 풀어줘서 위쪽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면 되지 않을까? 문을 내리고 한쪽 조임쇠를 벗겨낸다. 이제 반대쪽 조임쇠도 약간 풀어줘서 축이 조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면 되겠지.. 그런데 반대쪽 조임쇠를 푸는 순간 갑자기 '팅' 소리가 들린다. 이게 무슨 소리지? 살펴보니 롤러 도어 안쪽에 있는 스프링이 풀리는 소리다. 아, 스프링이 있었구나.. 스프링이 풀려버리니 롤러 도어를 들어올려도 위로 감기지 않는다. 

문이 들어 올려지지 않는다? 이 말은 내가 차고 안에 갇혔다는 말이다. 우리 집은 80년된 집이어서 집과 차고가 분리 되어있고 우리 집 차고에는 출입문이 따로 없다. 그냥 롤러 도어를 통해서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롤러 도어가 닫혀 버린 것이다.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다. 이런.. 111을 불러야 하나..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롤러를 살펴본다. 아래쪽에서 손잡이를 잡고 위로 들어올리니 롤러가 감기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되나.. 아하, 달력을 감을 때 처럼 위쪽에서 롤러 자체를 잡고 돌리면 되겠구나... 도어 중간 아래 쪽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위쪽에서 롤러를 잡고 돌려보니 문이 감겨 올라온다. 십년 감수했다. 문이 다시 닫히지 않게 의자를 문 아래쪽에 괴어 놓고 몸을 굽혀 빠져 나왔다.

차고에서 빠져나와 유튜브를 좀 찾아보니 스프링을 다시 감으려면 공구들이 필요했다. 나에게 없는 공구들이다. 살까? 공구 대여점에서 빌릴까? 스프링은 어느 정도 감아야 되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냥 기술자를 불렀다. 다음 날 젊은 기술자가 왔는데 대략 15분 정도에 스프링을 다시 감고, 차고 문이 정상 작동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나에게 꽤 어렵게 보이는 일을 너무도 쉽게 해치우는 거다. 그러게.. 기술자가 괜히 기술자겠는가.. DIY를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아무튼 DIY를 할때는 아무리 쉬워 보일지라도 방심하지 말고 미리미리 리서치를 충분히 해 둬야 할 것이다.

Friday, January 7, 2022

초등학교 졸업

작년에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다들 하는 졸업이니 별스럽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졸업할 때 아이는 그 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처음에 그 학교에 갔을때 타인종들이 너무 없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좀 꺼려졌었다. 그 때 한 학년 위에 한국인 아이가 한 명 있었을 뿐 아시안들도 별로 없었다. 백인 비율이 90 퍼센트 정도 되는 학교였다. 아이가 4학년 때쯤 한국 아이들이 저학년에 세 명 쯤 들어왔는데 잘 적응을 못하고 다른 학교로 가버린 적도 있었다. 

아이 성격이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서 친구나 사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친한 친구를 하나 사귀어서 그 아이랑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 외에 다른 애들이랑은 잘 놀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학교에서는 다른 애들이랑도 잘 지낸다고 하지만 밖에서 다른 아이들이랑 논 적이 별로 없다. 아이는 한국 아이들과 더 놀고 싶어한다. 

내가 목회를 했을 때는 교회에 한국 아이들이 많이 있어서 같이 자주 놀곤 했었는데 지금은 키위 교회를 다니다 보니 한국 아이들과 놀 기회가 적어졌다. 한 살때부터 이 나라에서 자라고 어린이집, 초등학교도 줄곧 키위 학교를 다녔는데도 아이는 키위들보다는 한국애들을 더 좋아한다. 지금도 키위애들이랑 놀래 한국 애들이랑 놀래 그러면 한국애들하고 논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애들을 좋아하는 애가 혼자서 키위학교를 6년간 다녔으니 참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지난 달 졸업식에서는 그 해 졸업생 중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수학상을 받았다. 학교 트로피가 대물림되는데 매년 수상자의 이름이 그 트로피에 새겨진다. 2021년에는 아이의 이름이 새겨졌고 내년에는 아이 이름 밑에 2022년 수상자의 이름이 새겨질 것이다. 학교 트로피에 이름을 남겼으니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 초등학교에 다녔으면서도 그런 상을 타보지 못한 나보다 더 잘한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 특별한 상을 타지 못했으니 말이다.

올 해부터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중학교에서도 좋은 친구랑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