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7, 2022

초등학교 졸업

작년에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다들 하는 졸업이니 별스럽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졸업할 때 아이는 그 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처음에 그 학교에 갔을때 타인종들이 너무 없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좀 꺼려졌었다. 그 때 한 학년 위에 한국인 아이가 한 명 있었을 뿐 아시안들도 별로 없었다. 백인 비율이 90 퍼센트 정도 되는 학교였다. 아이가 4학년 때쯤 한국 아이들이 저학년에 세 명 쯤 들어왔는데 잘 적응을 못하고 다른 학교로 가버린 적도 있었다. 

아이 성격이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서 친구나 사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친한 친구를 하나 사귀어서 그 아이랑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 외에 다른 애들이랑은 잘 놀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학교에서는 다른 애들이랑도 잘 지낸다고 하지만 밖에서 다른 아이들이랑 논 적이 별로 없다. 아이는 한국 아이들과 더 놀고 싶어한다. 

내가 목회를 했을 때는 교회에 한국 아이들이 많이 있어서 같이 자주 놀곤 했었는데 지금은 키위 교회를 다니다 보니 한국 아이들과 놀 기회가 적어졌다. 한 살때부터 이 나라에서 자라고 어린이집, 초등학교도 줄곧 키위 학교를 다녔는데도 아이는 키위들보다는 한국애들을 더 좋아한다. 지금도 키위애들이랑 놀래 한국 애들이랑 놀래 그러면 한국애들하고 논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애들을 좋아하는 애가 혼자서 키위학교를 6년간 다녔으니 참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지난 달 졸업식에서는 그 해 졸업생 중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수학상을 받았다. 학교 트로피가 대물림되는데 매년 수상자의 이름이 그 트로피에 새겨진다. 2021년에는 아이의 이름이 새겨졌고 내년에는 아이 이름 밑에 2022년 수상자의 이름이 새겨질 것이다. 학교 트로피에 이름을 남겼으니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 초등학교에 다녔으면서도 그런 상을 타보지 못한 나보다 더 잘한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 특별한 상을 타지 못했으니 말이다.

올 해부터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중학교에서도 좋은 친구랑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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