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가 수도 웰링턴에서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2 주가 넘는 시간 동안 시위대를 해산시키지 않고 있다. 시위 장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상인들, 주변 대학의 학생들은 생활에 불편을 표하고 있지만 경찰은 강경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던 총리는 인터뷰에서 경찰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인의 거의 90 퍼센트 정도가 백신 접종을 하고 있기에 광장에 모인 소수의 인원들의 방역 정책 완화 요구에 총리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국회의원들과 국민들도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한다고 해도 여론의 큰 반발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경찰은 강경 진압의 의사를 보이고 있지 않다.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앤드류 코스터는 40대 중반의 젊은 남성인데, 경력을 살펴보니 아던 총리와 비슷한 비둘기 파가 아닌가 한다. 총리가 비둘기파인 것은 괜찮지만 경찰청장까지 비둘기파라면 문제가 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은 선량한 시민을 지켜줘야할 의무가 있고 그러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해도 되는 권한을 부여받은 집단이다. 물론 그 힘이 잘못 사용될 수도 있기에 당연히 경찰의 무력사용은 시민 사회에 의해 견제되어야 하고 투명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게 맞다. 그래서 경찰이 만약 도를 넘어선 무력 사용을 한다면 나도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경찰이 너무 온순해서 선량한 시민들을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그 역시도 문제가 될 것이다. 질서를 해치는 사람들을 그대로 놔둔다면 사회가 어떻게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가 있다. 대화가 통하지 않기에 아무도 그와 더 이상은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에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이제 집에 가는 게 좋겠다고 점잖게 이야기 한다. 그런데 그는 집에 가기를 거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를 한다. 그런데 경찰이 와도 그 사람은 집에 가지 않는다. 경찰이 있는데도 똑같이 동네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 동네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집회의 자유를 인정하고 시위대를 온건하게 대하는 경찰을 보는 게 신선하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경찰에 대한 답답함 또한 느껴진다. 최루탄을 쏘거나 곤봉을 휘두르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게 과격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그 사람들을 집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이다. 캐나다는 시위 참석자의 은행 계좌를 동결시켰다고 했던가? 아무튼 경찰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비폭력의 방식으로 시위대의 해산을 유도해 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