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Irritable bowel syndrome)에 여러 증상이 있는데, 내 경우는 묽은 변을 하루에 4 - 5회 보는 증상이었다(IBS-D). 이 증상이 있기 전에는 아침에 한 번 화장실에 가는 아주 정상적인 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략 10 년 전 쯤 이 증상이 나타났다. 갑자기 몸이 아파서 2, 3일간 앓아 누웠었는데, 그 이후부터 이 증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피검사, 대변검사, 대장 내시경까지 다 해봤지만 특이점이 없었다. 장에 좋다는 유산균을 종류대로 먹어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았고 설사를 줄이는 지사제나 psyllium husk 같은 보조제를 먹어도 별 차이가 없었다. Low FODMAP 다이어트라고 장이 안좋은 사람들에게 좋다는 음식물을 가려 먹어도 그대로였다. 매일 하루에 네, 다섯번씩 화장실에 가야했다. 그리고 신호가 오면 화장실에 급하게 가야했기 때문에 화장실이 없는 곳에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당연히 외부 활동에도 제약을 받았고, 어디를 가든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놔야 안심이 됐었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가 그나마 나중에 전문의를 통해서 찾아낸 증상 완화제가 Colestid였다. 그 약이 내 증상을 완화시킨 유일한 약이었다. 원래 Colestid는 콜레스테롤 치료제이고 그 약의 부작용이 변비였는데, 그 부작용이 나에게는 효과가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약이 Bile acid malabsorption에 효과가 있는 것이어서 내 증상이 IBS가 아니라 BAM 때문이었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IBS든 BAM이든 치료약이 없는 상황이라 나로서는 매일 Colestid를 복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약을 먹으면 하루에 두 번이나 세 번 정도만 화장실에 가면 됐었다. 나로서는 이정도도 꽤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그러다 몇 달전에 Complicated UTI(복잡성 요로감염?) 문제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할 일이 생겼었다. 치료가 잘 안되어서 세 종류의 항생제를 먹게 됐었는데, 그 세 가지 항생제 중에 한 가지 항생제를 먹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IBS 증상이 사라졌다. Ciprofloxacin이라는 항생제였다. 꽤 다양한 종류의 균을 죽이는 항생제였는데, 이 약으로 내 IBS 증상이 사라진 걸 보면 아마도 내 장 안에 잦은 배변 증상을 일으키는 어떤 유해균이 살고 있었던 것 같고, 그 균을 Ciprofloxacin이 죽였던 것 같다.
내 증상이 사라진 데에 다른 변수가 있을까를 생각해봤는데 지금으로서는 다른 변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 시기에 그 약 외에 다른 약을 먹은 적이 없고 식단을 바꾼적도 없으니까.. 증상이 사라진지 이제 두 달 정도가 되었고 두 달 동안 하루에 한 번씩만 화장실에 가고 있다. 변의 상태도 묽지 않고 정상적이다. 10년 전의 상태로 완벽하게 돌아간 것이다!! 혹시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면 의사와 상담해서 항생제를 한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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