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만 15살 생일이 일요일이었다. 내성적인 아이라 여태껏 친구들을 불러서 하는 생일은 초등학교 때 한 번밖에 못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집에서 가족끼리만 즐겁게 생일 축하를 해줬다. 그런데 다음날 월요일에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생일 선물을 한보따리 들고 왔다. 거의 식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의 선물이었다. 선물의 종류도 다양했는데 자세히 보니 정성이 들어간 선물들이 많았다. 그냥 가게에서 산 선물들도 섞여 있었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직접 꾸미고 만든 선물들도 꽤 있었다.
아이가 학교에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기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나는 소셜미디어를 거의 안해서 잘 모르지만 아이는 자기 팔로워가 한 천 명 정도 된다고 했었다. 그것도 신기한게 아이는 유튜브도 안하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아이도 아니다. 스포츠도 안하고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밴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에게 주목받는 걸 싫어해서 조용히 학교 다니는 거 말곤 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인기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요즘 K팝이나 K드라마가 인기여서 그 덕을 보는게 아닌가 해서 물어봤더니 자기 친구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안보는 아이들이란다. 그게 아니라면 외모일까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딱히 특출난 외모라고 할 수는 없는 평범한 외모이다. 그렇다면 성격인가? 굳이 원인을 꼽아보자면 아마도 성격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용하고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착한 성격이 아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에게 좋게 보여지지 않았을까 한다. 뭐 내가 아이의 친구들이 아니니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밤에 일을 하다가 직원 중에 나랑 친한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에게 물어봤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생일 선물을 받아봤냐고. 그 친구는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있는 인플루언서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금발의 백인 미남을 생각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외모를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도 꽤 인기가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는데, 자기는 생일이 방학 기간이어서 한번도 학교에서 생일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자기 친구들 중에는 선물을 받는 친구들도 있긴 했지만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내 아이가 받아온 선물들을 사진으로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는거다. 학교에서 이 정도로 선물을 받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신기해 했다. 아이가 진짜 인기가 많은가보다고 했다. 그러게... 신기하게도 그런가보다.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