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의 인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과 도구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는 온갖 도구들을 사용한다. 도구가 없는 인간의 역사를 상상할 수 있을까? 인간은 무슨 일을 하든 먼저 도구를 찾는다. 필요한 도구가 없으면 만들어 내고, 쓰다가 불편하면 개선하고 발전시킨다. 처음에는 인간이 도구를 만들지만 나중에는 도구가 인간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칼이 없었다면 우리의 이빨이나 손톱 발톱이 지금보다 더 날카로워졌을지도 모른다.
탁구에도 온갖 도구/장비들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탁구대와 네트, 블레이드와 러버 그리고 공만 있으면 되지만, 블레이드의 종류와 러버의 종류도 다양하고 각 제품마다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만해도 족히 수 백가지는 될 것이다. 나도 탁구를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한 이후 여러 종류의 장비를 사용해봤다. 블레이드는 처음에 클리퍼 cr을 쓰다가 나중에 처형에게서 티모볼 alc를 선물받은 후 다른 것들은 써볼 생각을 안하고 있지만, 러버의 경우는 점착러버와 텐션러버, 하이브리드 러버를 몇 개 써봤다. 아직까지 현존 러버 중 가장 유명한 버터플라이 테너지나 디그닉스 계열의 러버를 써보지는 못했지만, 포핸드의 경우는 텐션러버보다는 점착러버가 내 스타일에 더 맞는 것 같다. 처음에 중국 스타일을 연습하며 탁구를 시작해서 그런지 중국식 점착러버가 힘을 쓰기에 더 편안한 느낌이다.
포핸드에 텐션러버나 하이브리드 러버를 사용해보긴 했지만 그래도 허리케인 3 네오가 가장 나았다. 부스팅을 안하고 쓰기 때문에 39도 허리케인 네오 3 성광 블루 스펀지가 가장 무난했던 것 같다. 백핸드쪽은 텐션러버를 쓰는데 지금은 엑시옴 오메가 7 프로를 쓰고 있다. 백핸드는 텐션러버라면 무엇이든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테너지 05를 한번 써보고 싶기는 하다. 포핸드쪽은 디그닉스 09c를 한번 정도는 써보고 싶기는 한데 테너지나 디그닉스는 너무 비싸서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사용할 도구를 제대로 알아가는 건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도구는 신체의 연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도구를 수족처럼 부릴 줄 알아야 하고 내 몸에 맞는 도구를 찾을 줄도 알아야 한다. 비싼 장비도 한번씩은 써 볼 수 있겠지만 선수가 아닌 이상 계속 비싼 장비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비슷한 특성의 제품군에서 중저가 제품을 골라서 쓰면 된다. 내 실력이 충분히 올라가서 내가 사용하는 도구의 한계를 넘어섰을 때, 그 때서야 더 좋은 장비를 구매해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