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10, 2023

탁구일기 2023년 7월 10일

처음으로 S에게 지명을 받았다. S는 자타공히 우리 클럽의 에이스이다. 20대 때 독일 프로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으니 실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우리 클럽에 선출이 세 명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실력자다. 일 년동안 클럽에 다니는 동안 S와 몇차례 공을 치기는 했었는데 그 때는 탁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나의 무모한 요청에 의해서 그렇게 됐었던 거였고... 당연히 처음에는 아예 그의 공을 받지도 못했었다. 스피드와 회전, 정확도, 일관성이 모두 완벽했고 나는 내가 치는 탁구와 전혀 다른 차원의 탁구를 경험했었다. 나에게는 S 가 탁구라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 그 세계의 아름다음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내 실력이 늘어나면서 지난번 연습 때에는 내가 S의 포핸드를 거의 받아줄 정도가 되었다. 물론 다 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왠만큼 랠리를 해도 내가 실수를 거의 하지 않을 정도는 됐었다. S도 어느정도 내 실력에 만족했는지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먼저 나에게 공을 치자는 말을 했다. 아마 S는 내가 속으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오늘 S와 공을 치면서 느꼈는데, 고수의 공과 비교해보니 내가 치는 공의 스피드와 회전이 확실히  그의 공에 비해 느렸다. 내가 풀스윙을 했을 때의 회전/ 스피드와 S가 풀스윙을 했을 때의 회전/ 스피드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나는 아무리 풀스윙을 해도 내 공에 S의 공만큼의 속도와 회전을 실을 수 없었다. 대단했다. 어떻게 저런 회전과 스피드를 동시에 낼 수가 있는걸까. 

또 한가지, 백핸드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했다. 포핸드는 그래도 웬만큼 받아낼 수 있었는데, 백핸드는 정말 받을 수가 없었다. S의 키가 190 가까이 되고 백인이라 리치가 긴데 그래서 그런지 백핸드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백핸드 탑스핀은 물론이고 스매싱도 너무 빨라서 내 반사신경으로는 공에 손을 댈 수도 없었다. 특히 백핸드 탑스핀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빠른 회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될만큼 대단했다. 

S와 공을 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공은 너무 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가끔씩은 이렇게 자기보다 높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자기 실력을 객관화 할 수 있게 되고,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금방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탁구 뿐이겠는가 모든 분야가 다 그럴 것이다. 어느 분야든 고수가 있고 고수를 만나려면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 그 고수를 만나게 되는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 소중한 기회를 날리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Thursday, July 6, 2023

탁구일기 2023년 7월 5일

이제 탁구라켓에 공이 달라붙는듯한 느낌이 뭔지 알게됐다. 주로 포핸드에서 그 느낌을 받는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스윙을 통해 라켓과 공의 임팩트가 일어나는 순간 탁구공의 무게가 진득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걸 탁구에서의 손맛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낚시에서도 손맛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탁구에도 그런 맛이 있었다. 낚시를 좋아했던 이유가 집중에서 오는 고요함과 손맛이었는데, 탁구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몸을 많이 움직이긴 하지만 탁구공의 움직임에 집중할 때 느껴지는 동중정의 느낌이 있다. 부산하지 않고 고요하다. 그리고 그 고요함 속을 가르고 날아오는 하얀 탁구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라켓의 스윗스팟에 맞혔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손맛의 짜릿함이란...

어제 오랜만에 J와 탁구를 쳤다. J와는 6개월 전에 한차례 탁구를 쳤었는데, 그 때는 내가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의 공을 받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제는 거의 대등한 수준의 플레이를 했다. 내 실력이 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클럽에서도 대회에 출전하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나랑 같이 탁구를 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내가 탁구 치는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물론 아직도 갈길이 멀긴 하지만 진보가 있으니 좋다. 실력이 늘어날 수록 중심이 낮아지고 차분해지고 공에 대한 집중력이 강해지고 있다. 체력도 좋아지고 있으니 금상첨화. 사람을 대하듯 공을 대하고 공을 대하듯 사람을 대한다. 다양한 루트에 다양한 성질로 날아오는 공에 집중해서 그에 맞게 라켓을 대야하듯, 내가 만나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에게도 그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김영민 선생이 이야기 하는 "'응하기'는 그야말로 전부"라는 말의 의미를 탁구를 치면서 다시금 깨닫고 있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