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S에게 지명을 받았다. S는 자타공히 우리 클럽의 에이스이다. 20대 때 독일 프로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으니 실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우리 클럽에 선출이 세 명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실력자다. 일 년동안 클럽에 다니는 동안 S와 몇차례 공을 치기는 했었는데 그 때는 탁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나의 무모한 요청에 의해서 그렇게 됐었던 거였고... 당연히 처음에는 아예 그의 공을 받지도 못했었다. 스피드와 회전, 정확도, 일관성이 모두 완벽했고 나는 내가 치는 탁구와 전혀 다른 차원의 탁구를 경험했었다. 나에게는 S 가 탁구라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 그 세계의 아름다음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내 실력이 늘어나면서 지난번 연습 때에는 내가 S의 포핸드를 거의 받아줄 정도가 되었다. 물론 다 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왠만큼 랠리를 해도 내가 실수를 거의 하지 않을 정도는 됐었다. S도 어느정도 내 실력에 만족했는지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먼저 나에게 공을 치자는 말을 했다. 아마 S는 내가 속으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오늘 S와 공을 치면서 느꼈는데, 고수의 공과 비교해보니 내가 치는 공의 스피드와 회전이 확실히 그의 공에 비해 느렸다. 내가 풀스윙을 했을 때의 회전/ 스피드와 S가 풀스윙을 했을 때의 회전/ 스피드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나는 아무리 풀스윙을 해도 내 공에 S의 공만큼의 속도와 회전을 실을 수 없었다. 대단했다. 어떻게 저런 회전과 스피드를 동시에 낼 수가 있는걸까.
또 한가지, 백핸드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했다. 포핸드는 그래도 웬만큼 받아낼 수 있었는데, 백핸드는 정말 받을 수가 없었다. S의 키가 190 가까이 되고 백인이라 리치가 긴데 그래서 그런지 백핸드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백핸드 탑스핀은 물론이고 스매싱도 너무 빨라서 내 반사신경으로는 공에 손을 댈 수도 없었다. 특히 백핸드 탑스핀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빠른 회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될만큼 대단했다.
S와 공을 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공은 너무 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가끔씩은 이렇게 자기보다 높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자기 실력을 객관화 할 수 있게 되고,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금방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탁구 뿐이겠는가 모든 분야가 다 그럴 것이다. 어느 분야든 고수가 있고 고수를 만나려면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 그 고수를 만나게 되는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 소중한 기회를 날리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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