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8, 2026

공부하는 아이

요즘 집에서 낯선 광경을 자주 본다. 아이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모습이다. 여태껏 익숙했던 모습은 책상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게임도 물론 하긴 하지만, 공부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아들은 한국 기준으로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다. 이번 학년부터 국가에서 주관하는 전국 단위 시험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제부터 보게되는 시험 결과가 앞으로 계속 쌓이면서 대학교 입학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제 학교 성적을 신경 쓰는 것 같아 보인다.  

나와 아내는 아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아 왔고 지금도 그렇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사칙연산을 가르쳤을 뿐 나머지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이 나라의 학교 교육 시스템을 따라갔다. 초등학교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스포츠 한 번, 악기 한 번 이렇게만 방과 후 활동을 했었고, 중학교 때부터는 스포츠에 흥미가 없는 아이에게 억지로 스포츠를 시키지도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30분짜리 피아노 레슨을 받는 것이 전부이다. 

그래도 학교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는 졸업생 중 혼자서 수학상을 받았고,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학교에서 영어, 수학, 과학 우등반에 들어가 있으니 집에서 놀기만 하는 아이치고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이다. 맨날 게임만 하는 모습이 내 기준으로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학교도 잘 다니고 성적도 좋으니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랬던 아이가 지금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공부부터 하는 모습을 보니 얘도 이제 더 큰 경쟁 사회 속으로 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짠한 마음이 든다. 

내 아들도 이제 자기 친구들 또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좌절도 맛보고 성취감도 맛보는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 아들의 장래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고 있다. 아이가 직업에 대해 물어보면 같이 대화는 하는데 내가 대신 선택을 해준다거나 은근히 어떤 직업을 부추기거나 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의 미래를 알지 못한다. 그것은 내 아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나는 내 아이의 선택을 지지해 줄 것이고 그 선택을 통해 실패를 배우든 성공을 배우든 그 옆에서 아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Wednesday, July 15, 2026

교통사고

엊그제 아내가 교통사고를 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왼쪽에서 오고 있는 차를 못 보고 직진하다가 그 차의 오른쪽을 들이받은 것이다. 아내 쪽 도로에 정지선이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양보를 했어야 했는데, 정지선에 충분히 머물지 않고 출발하다가 사각에 걸린 상대 차를 못 봤던 것 같다. 50km 존이어서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아내 차의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지고 에어백도 터졌다. 반대편 차는 문짝을 교체해야 할 정도로 찌그러졌다. 경찰과 소방차가 와서 상황을 정리하고 견인차가 두 차를 모두 견인해 갔다. 

아내에게서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사고 장소로 가면서, 동네에서 사고가 난 건데 사고가 나 봐야 얼마나 큰 사고겠냐는 생각을 했는데, 차가 생각보다 많이 부서져 있어서 놀랐다. 아내의 차는 백퍼센트 폐차 처리가 될 것 같았다. 그나마 양쪽 운전자가 전혀 다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런데 내가 특히 놀라워했던 부분은 상대편 운전자의 반응이었다. 한 70대쯤 되어 보이는 백인 할아버지였는데, 사고 직후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큰 소리 한 번 내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아내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아내의 차는 2008년식 차라서 폐차되어도 얼마 못받는 차지만 그 할아버지의 차는 2022년식 SUV 차량이어서 차가 찌그러진 부분에 대해서 화를 낼 법도 한데, 너무 차분하고 인자하게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사고가 났는데도 아무도 안 오는 걸 보니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 같아서 내 차로 집에까지 태워다 드렸다. 사고를 낸 아내는 내 옆자리에 앉고, 사고를 당한 할아버지는 뒷자리에 앉았는데, 가는 동안 사고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가벼운 이야기와 집에 가서 와인이나 한 잔 마셔야겠다는 말씀만 하셨다. 

어제는 하루 종일 새로 살 중고자동차를 검색하다가 오늘 아침에 가서 차 한 대를 샀다.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하니 하루라도 빨리 차를 사야 했다. 다행히 괜찮은 매물이 타운에 있어서 생각보다 일찍 차를 살 수 있었다. 여하튼 이번에 뜻하지 않게 목돈이 나가게 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긴 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은 사고여서 감사했고, 상대 운전자가 너무 좋은 분이어서 또 감사했다.

Wednesday, July 8, 2026

야간근무의 대가

오랜만에 응급실에 갔다. 일 년에 한 번씩 GP를 만나는데, 요즘 심장 쪽에 뭉근한 통증이 자주 있다고 하니 응급실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겠다며 바로 응급실로 보냈다. 응급 상황은 아닌 것 같았지만 일단 의사가 가라고 하니 가 보긴 했다. 피검사랑 EKG는 금방 했어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3시간 넘게 응급실에 있었다. 결과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응급 상황은 아니어서 더 검사를 해 보려면 GP를 통해 CT를 찍어 봐야 할 것 같은데, 그 전에 직장에서의 내 근무 시간을 조정해 보려고 한다. 

벌써 6년째 야간 근무를 해 와서인지 이제 몸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잠도 예전만큼 잘 자지 못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피곤이 점점 누적되어서 심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음 주에 점장을 만나서 일찍 시작하고 자정에 끝나는 방식으로 시간 조정을 해 보려고 한다. 저녁 6시에 시작해서 자정에 끝나는 대신 하루 더 일을 하면 근무 시간이 지금과 똑같은 24시간이 되니 괜찮을 것 같은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나는 밤 근무를 좋아한다. 밤에 일할 때면 매장에 사람이 없고 조용해서 좋다. 이어폰으로 오디오북이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일 끝나고 집에 갈 때의 텅 빈 거리도 좋고, 새벽빛도 좋다. 몸만 따라 준다면 계속 밤근무를 하고 싶기는 하다. 그런데 그렇게 6년을 일해 오는 동안 내 동반자인 몸이 치러야 했던 대가가 그만큼 컸다면, 이제라도 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한 줄여서 몸의 회복을 돕는 게 맞을 것 같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