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5, 2026

교통사고

엊그제 아내가 교통사고를 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왼쪽에서 오고 있는 차를 못 보고 직진하다가 그 차의 오른쪽을 들이받은 것이다. 아내 쪽 도로에 정지선이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양보를 했어야 했는데, 정지선에 충분히 머물지 않고 출발하다가 사각에 걸린 상대 차를 못 봤던 것 같다. 50km 존이어서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아내 차의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지고 에어백도 터졌다. 반대편 차는 문짝을 교체해야 할 정도로 찌그러졌다. 경찰과 소방차가 와서 상황을 정리하고 견인차가 두 차를 모두 견인해 갔다. 

아내에게서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사고 장소로 가면서, 동네에서 사고가 난 건데 사고가 나 봐야 얼마나 큰 사고겠냐는 생각을 했는데, 차가 생각보다 많이 부서져 있어서 놀랐다. 아내의 차는 백퍼센트 폐차 처리가 될 것 같았다. 그나마 양쪽 운전자가 전혀 다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런데 내가 특히 놀라워했던 부분은 상대편 운전자의 반응이었다. 한 70대쯤 되어 보이는 백인 할아버지였는데, 사고 직후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큰 소리 한 번 내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아내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아내의 차는 2008년식 차라서 폐차되어도 얼마 못받는 차지만 그 할아버지의 차는 2022년식 SUV 차량이어서 차가 찌그러진 부분에 대해서 화를 낼 법도 한데, 너무 차분하고 인자하게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사고가 났는데도 아무도 안 오는 걸 보니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 같아서 내 차로 집에까지 태워다 드렸다. 사고를 낸 아내는 내 옆자리에 앉고, 사고를 당한 할아버지는 뒷자리에 앉았는데, 가는 동안 사고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가벼운 이야기와 집에 가서 와인이나 한 잔 마셔야겠다는 말씀만 하셨다. 

어제는 하루 종일 새로 살 중고자동차를 검색하다가 오늘 아침에 가서 차 한 대를 샀다.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하니 하루라도 빨리 차를 사야 했다. 다행히 괜찮은 매물이 타운에 있어서 생각보다 일찍 차를 살 수 있었다. 여하튼 이번에 뜻하지 않게 목돈이 나가게 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긴 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은 사고여서 감사했고, 상대 운전자가 너무 좋은 분이어서 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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