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29, 2024

다시 일상으로

동생과 조카가 일년간의 체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고, 우리 세 식구도 이제 단촐한 우리만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오늘부터 고등학생이 되어 앞으로 5년간 다닐 학교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왔다. 여전히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걸 힘들어 하고 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겨내야지..  

동생은 귀국하자마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공항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중에 트럭이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트럭 운전자가 졸음 운전을 한 것 같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족들 모두 큰 부상은 없었지만 차가 많이 망가졌다고.. 귀국 신고식이 참 요란했다. 

나는 오늘 휴가중이라 월요일 저녁 탁구클럽에 다녀왔다. 밤 시간에는 노인분들이 별로 없어서 훨씬 활동량이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내심 기대를 하고 갔는데 하필 어르신 한분이 의자에 앉아 계셨고 아무도 그 분과 탁구를 치자고 하지 않는 것이었다. 다들 잘 치는 사람들하고 치기에 바빴다. 누군가 쳐 드리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그분과 치지를 않아서 결국은 내가 그분과 탁구를 쳤다... 오랜만에 월요일 저녁에 나간건데.. 잘한 일이긴 하지만 아쉽긴하다. 아, 탁구에 대한 갈증이 여전히 있는데 이 동네에서는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Monday, January 1, 2024

2024년 1월 1일

방금 아이와 함께 둘이서 2024년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본래 일찍 자는 아내는 이미 자러 들어갔고.. 아이는 올해부터 고등학생이 된다. 물론 이곳 학제상 고등학생이고 한국으로 따지면 이제 중 2가 되는거다. 한국에 중 2병이라는 말이 있는 걸로 보면 이 때쯤에 아이들의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 같던데, 내 아이도 슬슬 그런 것 같긴 하다. 좀 더 독립적이 되어가는 것 같고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가고 있다. 패션에도 눈을 조금 떠서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옷을 매칭하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아직은 또래들의 패션 경향을 따라가는 정도이긴 하지만 이제 부모 맘대로 옷을 입혀도 되는 때는 지나간 듯하다.

2023년 한 해 동안은 내 동생이 1년 동안 우리 집 별채에서 조카와 함께 살았다. 동생은 1년간 쉬면서 영어 공부를 했고 초등학생 조카도 이곳 학교를 다녔다. 동생도 올 때에 비하면 영어가 늘긴 했지만 초등학생 조카의 경우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확실히 아이들은 영어를 쉽게 습득한다. 이곳에 올 때 에이비씨 정도만 알았던 녀석이 이제는 여기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놀 정도로 편하게 영어를 한다. 어렵게 영어를 배웠던 내 오랜 시간과 노력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다.  

내 아이는 처음으로 사촌동생과 일 년을 함께 지냈는데 그 둘 사이를 지켜보는 일이 흥미로웠다. 아이가 처음에는 동생이 온다고 엄청 들뜨고 좋아했다가 막상 동생과 며칠 지내보더니 동생이 자기와 성격이 꽤 다르다는 사실에 힘들어 했었다. 여기에서는 그냥 말로 하면 다들 잘 들어주고 yes/no만 정확히 해주면 별 문제가 없었는데, 그렇게 말로만 했을 때 무시하고 보채는 동생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같으면 동생이 말을 안들을 때 형이 화내고 혼내고 윽박지르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걸 당해보지도 못했고 해보지도 못했던 터라 말을 안듣는 동생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몰라 힘들어 했었다.  

가끔씩 동생과 내가 적절하게 개입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적응을 하기도 해서 지금은 서로 잘 지내고 있다. 아마 아이에게는 지난 일 년이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세상에는 나와 같은 사람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나와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람만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각 사람에 맞는 방식으로 대인관계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만 알아도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내는 작년 한 해동안 정말 내 존경을 받을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남편의 여동생을 정말 잘 대해 주었다. 동생이 언니는 정말 천사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잘 대해줬고 내가 뭐라 불평할 말이 없을 정도로 동생과 조카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혼 초와 달리 이렇게 성숙해진 아내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동생이 조카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2024년은 우리 가족이 다시 우리 가족만의 루틴으로 살아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나도 일하고, 아내도 일하고, 아이도 학교 생활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탁구는 계속 칠 것이고, 교회도 계속 같은 교회에 다닐 것이고... 더 많이 사랑하면서 그저 별 탈 없이 무사하게 올 한 해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