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3, 2024

도가니탕

무슨 연유에서인지 아버지는 80세에 천국에 가시길 오랫동안 희망하고 계셨다. 신체적으로도 건강하시고 정신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으신데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그런 특이한 바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아버지의 뜻대로 올해 한 해 앞당겨 팔순을 축하해 드렸다. 우리 4남매와 그 배우자 그리고 성인이 된 조카들과 모든 어린 조카들까지 다 함께 한국으로 모였다. 세 개의 국적이 모인 가족 모임이었고 2박 3일간 리조트에서 예배도 드리고 잔치도 하고 가족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후에도 처가 식구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부모님 댁을 방문했었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여 출국하기 전전날 혼자서 부모님 댁을 방문해서 아버지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룻밤을 함께 했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에 어머니께서 기력이 좀 약해지신 아버지와 먼 길 떠나는 외아들을 위해 도가니탕을 준비해 주셨다. 아버지와 단 둘이 식탁에 앉아서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 어머니는 조금 떨어진 소파에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고 계셨다. 도가니탕이 참 맛있었다. 아버지와의 식사도 편안했다. 아버지도 나도 그릇을 모두 비웠다.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갈 시간이 되었고 아버지는 나를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려 하셨다. 운전이 조금 서툴러지신 아버지를 어머니가 말리고 택시를 불러줬다. 택시를 타기 전에 아버지를 안아드리고 어머니도 안아드렸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렇게 헤어졌다. 지금 나는 비행기로 12시간 떨어진 먼 이국 땅에 다시 와있고 뭔가 알 수 없는 기분 속에 며칠을 살아가고 있다. 내년이 어떤 모습이 될지.. 내년에도 아버지와 도가니탕을 먹을 수 있게 될지.. 

Wednesday, July 3, 2024

마지막 만남은 아니길..

이제 곧 부모님을 만나러 한국으로 간다.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직은 두 분 다 건강하시긴 하지만 노년의 건강이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뵙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예전에 장모님을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는 중환자실에 의식불명으로 누워계시는 모습이었다. 우리 부모님도 언제든 그런 모습으로 뵙게 될지 모른다. 다행히 이번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지만.. 처음으로 어머니에게서 아버지도 이제 예전같지 않다는 말씀을 들었다. 살도 많이 빠지시고 입맛도 없다 하신다고.. 나이 듦에 따른 당연한 변화겠지만 당연하게 들리기 보다 뭔가에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든다. 나에게도 내 친구들이 경험했던 그 시간, 세상 모든 자녀들이 경험했거나 경험하게 될 그 시간이 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번에 가면 아버지를 좀 안아드려야겠다. 설마 내가 울지는 않겠지.. 웃어야 겠지..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