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ly 31, 2020

밤샘 일자리

슈퍼마켓 체인의 야간 작업조에 지원을 했고 인터뷰를 했다. 여기서는 나잇필(Nightfill)이라고 부르는 일인데, 밤새 매장에 상품을 채우는 일이다.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8시간 동안 일한다.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지만 별 이변이 없는 한 그 일을 하게 될 것같다. 매일 하는 일은 아니고 금, 토, 월 삼일만 한다. 새벽 5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초반에는 조금 졸리기는 하겠지만..

밤샘 작업을 별로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는 젊었을 때 2 교대나 3 교대 근무를 1년 이상 해 봤기 때문이다. 밤새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나는 오히려 밤 근무를 즐겼었다. 아마도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별로 즐겨하지 않는 내 성격이 작용했을 것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몸이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지만, 몸만 버텨준다면 밤새 조용히 물건만 정리하는 일이 나에게는 스트레스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최저임금 일자리이기는 하지만 주당 24시간 일을 하면 내 밥벌이는 하게 된다. 고마운 아내 덕에 이정도 일만 해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웹개발 공부는 얼마간 계속 해볼 생각이다. 이 공부도 최소한의 밥벌이를 위해 시작했던 공부였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찾아보면 온라인으로 어느 정도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나중에 몸이 힘들어지면 집에서 프리랜서로 용돈벌이라도 해보려 한다. 

일자리를 얻게 되면 이제 슬슬 주중에 할 수 있는 사역거리를 찾아볼 계획이다.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느 곳이 나를 필요로 할까.. 여태껏 그래왔듯 부르심에 귀기울이며 움직여 볼 참이다.     

Sunday, July 19, 2020

퀘이커 모임에 참석하다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퀘이커 모임에 참석을 했다.
함석헌을 통해 처음 알게 되고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던 퀘이커 모임을 난생 처음 찾아가 본 것이다. 
내가 사는 이 도시에 퀘이커 모임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몇년 전이었지만 그 때는 내가 목회를 하고 있던 때라 그들의 주일 모임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담임 목사 자리를 사임하고서는 집 근처의 키위교회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 교회 목사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설교를 들을 때마다 답답함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문득 퀘이커 모임이 생각나서 오늘 드디어 용기를 내어 그 모임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 방문을 했다고 하니 어떤 분이 간략하게 예배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예배실로 들어가니 약 20개의 의자가 원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오는대로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이 자리에 앉으면서 그렇게 예배가 시작되었다. 어느 누구의 인도도 없었다. 그냥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게 침묵 예배가 시작되었다. 배경 음악도 없었다. 다들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편안히 침묵의 시간을 한 시간 동안 가졌다. 한 시간 동안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몇 시간씩 기도하던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말에 지쳐서 찾아간 곳이었기 때문에 한 시간의 침묵이 너무도 편안하고 좋았다. 
정확히 한 시간이 되자 모든 사람이 의자에 앉은 채로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손을 잡으며 예배가 끝났다. 한 시간의 침묵 예배 동안 단 두 사람만이 각자 내면의 소리에 이끌려 2, 3분 정도 짧은 스피치를 했을 뿐이었다. 
나는 본래 내면의 빛이나 영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들의 침묵 예배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예배 후에 몇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통해 누구의 신앙도 판단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서로의 의견을 들어준다는 그들의 자세가 좋았다. 
그들이 나에게 준 팜플렛에는 이러한 문구들이 써있었다.
"퀘이커들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행하는가? 
모든 사람 안에 신성함이 있음을, 고요한 중에 들음을, 교리도 없고 위계도 없음을, 성실과 평등과 평화와 공동체를, 지구를 돌봄을, 전통은 안내자이지 규칙이 아님을..."    
예배 후에 있었던 다과 시간에 이 도시에 있는 퀘이커 주거 공동체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20에이커의 땅에 열여섯 채의 집이 있다고 했다. 이번 주에 시간을 내어서 한번 방문을 해볼 참이다. 
내 여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퀘이커 모임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Thursday, July 16, 2020

친교/사귐의 중요성

흔히 교회의 다섯 가지 사역을 예배, 교육, 친교, 구제, 선교(전도)라 한다. 이 다섯 가지 중에 중요하지 않은 요소는 하나도 없지만 시대에 따라서 이 중 한 가지 측면이 좀 더 전면으로 나서게 된다. 사람들이 교회당으로 잘 모이려 하지 않는 요즘 시대에 친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의 경우는 차치하고 내 경우만을 살펴봐도, 나 역시 코비드로 인한 락다운 기간 동안 거의 두 달 가량 교회에 나가지 않았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예배를 드렸을뿐 온라인 예배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선교와 구제를 위한 헌금은 이미 온라인 뱅킹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고 있던 중이었고, 교육은 따로 책을 읽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친교만큼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예배는 혼자서나 둘이서도 드릴 수 있고, 선교와 구제도 선교단체나 기독교 사회봉사 단체를 통해 할 수 있고, 교육도 책이나 유튜브나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서 얼마든 받을 수 있지만 믿음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건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자들의 마음 속에 형제 자매들이 보고 싶어서 교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면 누가 굳이 집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고 싶어 하겠는가..

교회의 친교성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성도들 간에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주고 매사에 정죄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예배 참여나 헌금이나 성경 공부등을 강요하기 보다는 먼저 있는 모습 그대로 서로를 받아들여줬으면 좋겠고, 잘 나고 못남을 따지기 보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은혜를 필요로 하는 죄인이고, 형제 자매의 위로와 격려와 공감이 필요한 사람임을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사람들이 어떻게 많아지게 할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긴 하지만 아마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져서 친교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이미지를 다시 부각시킬 수 있게 된다면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어 가는 이 세태 속에서도, 사랑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오프라인 교회 공동체의 기적이 계속될 수 있지 않겠는가..

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