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19, 2020

퀘이커 모임에 참석하다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퀘이커 모임에 참석을 했다.
함석헌을 통해 처음 알게 되고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던 퀘이커 모임을 난생 처음 찾아가 본 것이다. 
내가 사는 이 도시에 퀘이커 모임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몇년 전이었지만 그 때는 내가 목회를 하고 있던 때라 그들의 주일 모임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담임 목사 자리를 사임하고서는 집 근처의 키위교회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 교회 목사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설교를 들을 때마다 답답함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문득 퀘이커 모임이 생각나서 오늘 드디어 용기를 내어 그 모임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 방문을 했다고 하니 어떤 분이 간략하게 예배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예배실로 들어가니 약 20개의 의자가 원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오는대로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이 자리에 앉으면서 그렇게 예배가 시작되었다. 어느 누구의 인도도 없었다. 그냥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게 침묵 예배가 시작되었다. 배경 음악도 없었다. 다들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편안히 침묵의 시간을 한 시간 동안 가졌다. 한 시간 동안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몇 시간씩 기도하던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말에 지쳐서 찾아간 곳이었기 때문에 한 시간의 침묵이 너무도 편안하고 좋았다. 
정확히 한 시간이 되자 모든 사람이 의자에 앉은 채로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손을 잡으며 예배가 끝났다. 한 시간의 침묵 예배 동안 단 두 사람만이 각자 내면의 소리에 이끌려 2, 3분 정도 짧은 스피치를 했을 뿐이었다. 
나는 본래 내면의 빛이나 영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들의 침묵 예배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예배 후에 몇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통해 누구의 신앙도 판단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서로의 의견을 들어준다는 그들의 자세가 좋았다. 
그들이 나에게 준 팜플렛에는 이러한 문구들이 써있었다.
"퀘이커들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행하는가? 
모든 사람 안에 신성함이 있음을, 고요한 중에 들음을, 교리도 없고 위계도 없음을, 성실과 평등과 평화와 공동체를, 지구를 돌봄을, 전통은 안내자이지 규칙이 아님을..."    
예배 후에 있었던 다과 시간에 이 도시에 있는 퀘이커 주거 공동체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20에이커의 땅에 열여섯 채의 집이 있다고 했다. 이번 주에 시간을 내어서 한번 방문을 해볼 참이다. 
내 여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퀘이커 모임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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