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이 나라에서는 확실히 가장 큰 명절이긴 하다. 종교적 의미를 갖는 날이라기 보다는 그냥 한국의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라고 보는게 가장 맞을 것 같다. 예수님을 언급하는 곳은 교회 밖에 없고 교회 외에 다른 곳에서는 예수님과 관련된 장식을 보기도 힘들다. 이 점은 미국과도 다른 부분 같다. 물론 나도 지금 미국의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마굿간이나 구유, 목자들, 천사, 마리아.. 등등의 성경 내용이 담긴 장식물들이 동네방네 많이 있었다.
크리스마스에 종교적 색채가 빠져 있지만 아직도 나눔의 정서는 남아 있긴 하다. 선물도 많이 주고 받고 자선 행사도 많이 하고 그렇긴 하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그냥 명절일 뿐이고, 과소비하기 좋은 시기이고, 2 주간의 긴 휴가의 시작일 뿐이다. 크리스마스도 이미 세속이 장악한 것이다. 교회는 이 흐름을 뒤바꿀 힘도 능력도 없다. 뭐 상당수의 교회 조차도 돈의 힘에 잠식당해 있는데 어쩌겠는가..
그래도 아직 예수 정신이 살아 있는 교회들이 있다는 데에 일말의 위안을 얻고 있다. 마치 성경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남은 자들처럼,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엘리야가 칠천명이나 되는 남은 자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것 처럼, 그렇게 외롭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예수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교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그 중 한 교회를 섬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