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4, 2023

마리아의 하나님

누가복음 1장에 예수님을 임신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중에 마리아의 하나님 이해가 담긴 대목이 있다.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51-53)

마리아에게서 하나님은 제왕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천한 사람을 높이고, 배고픈 사람을 배부르게 하고, 부자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는 분이셨다. 전혀 기복적이지 않은 이러한 하나님 이해를 가지고 있던 어머니 마리아의 신앙 안에서 예수님이 자랐던 것이다. 마리아의 시대에 하나님을 저렇게 이해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많았을 거다. 오히려 마리아의 믿음과는 반대로 제왕을 돌보고, 부자들을 높여주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권력을 가진자, 많은 부를 소유한 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 벌벌 떨 자들은 천한자, 가난한 자들이 아니라, 권력자나 부자들이다. 권력자나 부자들이 교회에서 떵떵거릴 수 있다면 그 교회는 마리아의 하나님, 예수님의 하나님과는 다른 하나님을 믿는 교회이다. 권력자들과 부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두려움에 머리를 조아려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그 당시 하나님을 믿던 수많은 여인들 중에서 마리아에게 예수님을 맡기셨다. 저렇게 하나님을 이해하고 있었던 마리아에게 예수님을 맡기셨던 것이다. 나는 신약 성경을 통해 초대교회가 고백했던 마리아의 하나님 이해를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님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와 초대 교회를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 이해는 누가복음에서 마리아의 입을 통해 전해진 이 하나님 이해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권력과 부를 숭상하고 갈망하는 교회에는 발을 붙이지 않는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마리아와 같은 하나님 이해를 가지고 예수님처럼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교회여야 한다. 다행히도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키위 교회가 그런 교회여서 감사하다. 이 교회에 오래 다니고 싶기 때문에 이 교회가 앞으로도 이 믿음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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