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와서 나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있다. 뉴질랜드 교회는 신학적으로도 이미 한국 교회의 수준을 넘어섰고, 교회도 아주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고, 목회자들의 비리도 거의 없는 편이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기 위해 애쓰고 있고, 지역사회와의 교류 또한 중요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교회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 기독교 현상은 비단 뉴질랜드만의 문제는 아니고 서구 유럽 선진국들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경향이긴 한데, 실제로 이곳에서 그 현상을 직접 체험하니 도대체 이제 뭘 어떻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이 해결된 곳에서 결과적으로 일어난 현상이 교회의 쇠락이라니..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진보적 신학이 문제일까.. 아님 사람들의 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의 가르침에서 멀어진걸까.. 아님 일부 학자들의 견해대로 가족관계가 느슨해지면서 그 여파로 교회가 힘을 잃은 것인가.. 아님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많은 서비스들이 국가나 사회단체로 이전되면서 사람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게 된 것일까.. 확실히 이제는 교회가 서구인들의 삶의 중심이 아니긴 하다. 예전에는 서구 사람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삶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교회가 중심적인 장소로서의 역할을 했었는데, 이제는 굳이 교회를 가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으니 말이다.
포스트 기독교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교회로 되돌릴 수 있을까?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고, 되돌릴 수 없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성령의 바람이 불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지금은 돛을 내리고 있어야 할 시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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