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6, 2019

이별

2011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8년 동안 탔던 차를 오늘 팔았다.
96년식 시빅이었다.
2011년 이곳으로 오기 전 한국에서 이메일로 알게 되었던 키위 할아버지에게
가능하면 3천불짜리 차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했었고
그 할아버지가 자신이 잘 아는 정비사의 도움을 받아 골라 놓은 차였다.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 할아버지가 이 차를 타고 우리를 픽업하러 왔었다.
그 당시 한 살이었던 우리 아이를 위해 카시트까지 장착한 채였다.

2015년에 밴을 사기 전까지는 이 차를 타고 여행도 자주 다녔다.
친구 두 명이 한국에서 놀러왔을 때에는 이 차에 다섯명이 타고
먼 바닷가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에어컨이 없는 차여서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다녔다.
이런저런 수리를 몇번 했었지만
지금까지 큰 고장없이 잘 버텨주었다.

폐차를 할까 했는데 아직까지도 너무 잘 달리고
자동차 정기검사도 아무 문제없이 통과해서
어제 온라인마켓에 천불에 올려 놓았었다.
오늘 아침부터 두 사람이 구매의사를 보이더니
그 중에 한 사람이 차를 사러왔다.
친구 두 명을 데리고 와서 이리저리 차를 검사하고
테스트 드라이브까지 하더니
흔쾌히 천불을 주고 데려갔다.

어제 마지막으로 찍어놓았던 이 차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왠지 허전하고 아련한 기분이 든다.
이 차와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건지..
오래된 물건을 버릴 때마다
그 물건에 쌓여있는 추억의 무게가 나에게 전이되는 느낌이다.
아무 무게 없는 추억이 이리도 무겁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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