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는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남자 쉼터와 여자 쉼터가 있는데 합치면 아마도 백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을 것이다. 이분들을 위해서 하루에 세번의 예배를 드리고 있는 데(개인적으로 예배 횟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몇 주 전부터 내가 월요일 저녁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주중에 하는 일이 많아서 가급적 저녁 예배 인도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목사가 예배 인도할 사람이 없는 데 마냥 거절할 수만은 없어서 맡기로 한 것이다.
첫날 예배 인도를 할 때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사람들이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이제껏 설교했던 대상들 중에 가장 이해력이 떨어지는 분들 같았다.
교육 수준이 낮기도 하지만 타문화권에서 온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준비한 설교문을 덮고 그 분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설교의 난이도를 맞추기 시작했다.
비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핀트를 맞추는 작업이랄까..
최고의 렌즈를 가지고 있는 카메라(성경)가 있어도 핀트를 맞추지 못하면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법이다.
핀트가 미리 맞추어져 있다 할지라도 현장에서 뷰파인더를 보았을 때 초점이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핀트를 재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 있느냐는 것이다.
핀트를 제대로 다시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기독교적으로 표현하자면 성령의 도우심에 나를 온전히 맡길 수 있느냐는 말이다.
이것은 심리적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내공의 결과이기도 하다.
어떤 순간이라도 너는 너일 수 있는가.
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가. 이제껏 공부하고 하나님과 동행했던 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가. 성령님과 매 순간 동행하고 있는 너로서의 자신감이 있는가.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그순간 성경 말씀과 청중들에게 집중하며 네 전부를 열어젖힐 수 있는가. 그런 자신감이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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