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19, 2013

책과 거리두기

2년간 책을 거의 읽지 못했었다.
아이 보고 일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학책 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거의 읽지 못했는데, 아마도 이 기간이 이제껏 살면서  책을 가장 적게 읽은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좋다.
그냥 사람들을 만나도 더 편하고, 머리 속이 복잡하지 않으니 사람들 얘기도 더 잘 듣게 되고, '이건 이러이러하고, 저건 저러저러해요' 식의 아는척 하는 말도 안하게 되고,
오히려 책이, 지식이 내가 사람들을 만나는 데 방해가 되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수님은 책을 얼마나 읽었을까? 제자들은?
왜 나는 책을 그렇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왜 그리 문자에 얽매여 있는 삶을 살았을까?
살아있는 말을 듣고,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고, 살아있는 자연을 느끼며 살아도 되는데,
왜 그리 책이라는 죽은 말들의 관을 쓰다듬으며 살아왔을까..
말씀이 몸이 되어야 하는데, 왜 그런 노력은 안하고  죽은 글만 집적이며 살았을까...
물론 책의 유용성을 싸잡아 부인하는 건 아니다.
평생 책 안읽으며 살지도 않을거고..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책에 탐닉하지는 않으련다.
나에게 주어진 텍스트는 문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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