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25, 2022

본 회퍼의 그리스도론

 


그리스도론,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정현숙 옮김, 복있는 사람 2019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은 침묵 속에 시작된다... 교회의 침묵은 말씀 앞에서의 침묵이다... 선포된 말씀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며... 말씀은 선포되어야만 한다 (21)."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면 입을 다물고 침묵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후 겸손히 내 삶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란 무엇인가. 요한복음에 따르면 하나님의 말씀이 곧 그리스도이다. 말 또는 언어가 이성의 산물이라면. 인간에게도 이성이 있기에 인간도 말을 할 수 있다. 인간은 인간의 말(이성)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 왔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말로 구성된 세상이 인간 세상이다. 그리스도는 인간의 말과 언어로 구성된 세계를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따라서 인간의 말에만 익숙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기에 그리스도에게 질문을 해야한다면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 스스로 말하십시오"라는 질문 외에는 할 수 있는 질문이 없을 것이다. 이 질문은 질문자의 한계를 인정하게 하며 질문자 자신을 상대화하게 된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 대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다.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 보다는 내가 절대자가 되어 당신을 판단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 그러한 자세로는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 없다. 그가 누구인가 하는 것은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기에 그 분 스스로 자신을 내보일 때만 우리는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이미 자신을 우리에게 내 보이셨다. 하나님의 말씀(로고스)이시라고.. 그래서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은 교회 안에서만 묻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다.  교회 밖에서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그가 하나님의 말씀인가? 어떻게 그걸 증명할 수 있는가?' 와 같은 '어떻게-질문' 만이 던져진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자신을 계시하신 교회 안에서는 어떻게-질문이 아닌 '누구-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이 질문을 진심으로 묻게 될 때 교회는 그 분의 뜻대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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