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는 복합적이다. 단순히 나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복잡한 위계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그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한국어가 아닐까 한다.
한국어에는 위계가 내재되어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위계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위계에서 벗어난 말을 하면 질타를 받게 되고 위계에 맞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는 거의 본능적으로 기분이 나빠지게 된다.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살다보면 그런 면에서 훨씬 자유로움을 느낀다. 물론 영어에도 위계를 표현하는 방식이 있지만 한국어처럼 위계가 언어에 내재되어 있지는 않다. 영어에서 I 는 I이고 You는 You다. 한국어에서 I는 '나'일 수도 있고 '저'일 수도 있다. You는 너무 복잡하다. 너, 당신, 그쪽, 아줌마, 아저씨, 선생님... 끝이 없다. You에 대응하는 호칭을 잘못 선택하면 아주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외국에서 자란 한국 아이들도 영어를 할 때와 한국어를 할 때 자세가 달라진다. 영어를 할 때는 태도가 자유롭지만 한국어를 할 때는 공손해진다. 말이 이렇게 사람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한 언어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엄청난 시간이 흘러 한국어에 내재되어 있는 위계가 사라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는 한 한국 사회는 여전히 위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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