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15, 2022

탁구

우리 시에 탁구 클럽이 하나 있다. 팬데믹 전에는 매주 월요일 밤마다 탁구를 했었는데 팬데믹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월요일 밤에 일을 하게 되기도 해서 근 2년간 탁구를 칠 기회가 없었다. 클럽에 수요일에도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는 했는데, 그러다 얼마 전부터 수요 모임이 시작되어서 나도 참여하게 되었다. 2 년 만에 탁구를 치니 몸이 좀 둔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곧 적응할 수 있었다. 

내 탁구 실력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한번도 레슨을 받아 본 적이 없고 가끔 유튜브를 찾아 보고 따라해 보는 정도이니 그저 평범한 아마추어 수준이다. 그래도 운동 신경이 아주 없지는 않아서 나름 잘 받아주고 잘 넘겨준다. 같이 탁구를 하는 회원들 중에서 중간 정도는 되지 않나 싶다. 이 나라에서 탁구를 하기 전에는 서양 사람들이 탁구를 한다면 얼마나 잘 할까 싶었는데, 의외로 잘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확실히 몸에 근육이 많고 힘이 좋으니 공에 회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사람들의 폼이 일정하지 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들 특이한 폼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폼으로 탁구를 하는 데 여기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의 폼으로 공을 친다. 그런데도 공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잘 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 볼링장에 가서도 느꼈지만 서양 사람들은 자기 스타일대로 운동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여기서도 선수급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폼으로 운동을 하지만 그냥 아마추어 수준으로 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폼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즐기는 것 같다. 레슨을 꼭 받을려고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이상한 폼으로도 수십년간 꾸준히 치기는 하니까 구력이 붙어서 쉽게 상대하기 어려운 실력이 되는 것 같다. 무협지 식으로 말하면 사파의 고수들이 많다. 

고수들이 많으니 나도 전력을 다해 스매싱을 날릴 수 있고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치고 나면 등짝에 땀이 주르르 흐른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탁구를 다시 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앞으로 나도 열심히 실력을 연마해서 이 동네 한국계 탁구의 고수가 되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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