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6, 2025

참새와 길고양이

처마 쪽에서 새소리가 들렸다. 우리 집에서 새소리야 매일 들리는 소리지만 보통은 나무 쪽에서 들리지 처마 쪽에서 들리지는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집 지붕과 그 아래 간이 차고 지붕 사이의 틈 사이에 참새가 집을 지어 놓은 흔적이 보인다. 둥지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나무 틈 사이로 삐져나온 마른 풀들로 보아 그 안쪽에 작은 둥지가 있고 이제 막 부화한 새끼들이 그 안에서 짹짹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별채 쪽에서는 새끼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길고양이들이 우리 집을 통해서 뒷집이나 옆집으로 다니는 걸 봐 오긴 했지만 우리 집에서 새끼를 낳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집에서 새끼를 낳은 것이다. 별채 데크 아래쪽 틈 사이로 귀여운 새끼 고양이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검정 고양이, 노란 고양이, 두 색깔이 섞인 고양이들이 너댓 마리는 되는 것 같았다. 

참새도 고양이도 내가 키우지 않았지만 우리 집에서 몸을 풀었으니 둥지를 떠날 때까지는 편안히 지내다 가길 바란다. 애를 낳고 키우는 일은 동물들에게도 힘든 일일 것이다. 몸을 풀 곳을 찾아내려 어미들이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성서에는 맹수와 초식동물, 어린아이가 함께 지내도 아무런 해가 발생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희망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길고양이나 참새들이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쯤은 우리 집에서라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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