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18, 2025

장애인 부모의 노동자 지위

얼마 전 12월 9일에 뉴질랜드 대법원이 중증 장애가 있는 성인 자녀를 풀타임으로 돌보는 부모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정부가 이들 부모의 고용인이 되어 이들에게 최저임금, 유급휴가 등 노동법상의 기본적인 권리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성년 자녀의 경우 부모에게 양육의 의무가 있지만 성년이 된 후까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본 것이다. 성년이 된 장애인의 경우는 국가가 시설 수용 등을 통해 돌봐야 할 의무가 있는데, 특정 중증 장애인의 경우 그들을 돌볼 시설이 마땅치 않다. 이런 경우에는 그 장애인의 부모나 가족이 장애인을 돌보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런 상황을 가족 간의 사랑과 의무의 영역으로만 보고 보조금 정도만 주는 걸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뉴질랜드에서 가족 간병의 가치를 노동법상으로도 인정해 준 것이다. 

부모가 중증 장애인 간병이라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강도가 직장 생활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세다면, 국가가 고용주가 되어 그 부모에게 임금도 주고 유급 휴가도 보내줘야 한다는 판단을 대법원이 내려 준 것이다. 뉴질랜드도 요즘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국가가 어려운 형편에 처한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고 최대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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