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6, 2026

남섬 여행

한국에서 방문한 처형과 함께 남섬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 전에 동생이 우리 집에 같이 살았을 때 다녀온 이후 두 번째 방문이었다. 이번에도 거의 비슷한 코스였는데, 비행기로 퀸스타운에 도착해서 차를 빌려 바로 테아나우로 가서 1박하고 다음날 밀포드 사운드를 보고 퀸스타운으로 돌아와서 거기에서 3박을 하면서 퀸스타운, 애로우타운, 와나카, 푸카키 호수, 테카포 호수 정도를 돌아보는 코스였다. 

이번에는 지난번 방문했을 때보다 10일 정도 빠른 일정이었기 때문에 단풍이 아직 절정에 이르지 못해서 가을 단풍이 주는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구름이 많이 끼는 바람에 우리가 봤던 모든 호수들에서 그 아름다운 맑고 푸른 물이나 에메랄드 빛의 물을 보질 못했다. 호수는 하늘빛을 담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밀포드 사운드 방문 시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밀포드 사운드와 거기까지 가는 길은 비가 오지 않아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장관은 비가 올 때 생겨나는 수백 개의 거대한 폭포이다. 지난번 방문 때는 오전에 비가 오고 오후에 비가 개어서 비 올 때의 밀포드 사운드와 맑을 때의 밀포드 사운드 두 버전을 다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호사를 누리지 못했다. 우리야 괜찮았지만 그 아름다운 장관을 처형이 보질 못해서 아쉬웠다. 

퀸스타운은 역시 사람들로 북적여서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와나카가 훨씬 좋긴 하지만 그래도 퀸스타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이 따로 있긴 하다. 특히 더 리마커블스는 언제 봐도 웅장하고 멋진 산이다. 그 산이 그곳에 없었다면 퀸스타운이 아마도 이렇게까지 유명해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고 다음 주부터는 아이 학교도 개학한다. 인근 교회에서 당분간 설교를 좀 해 달라고 해서 그 일도 하고 있고. 좀 바쁘긴 한데 이 정도면 괜찮다. 곧 추워질 텐데 아프지 않고 겨울을 넘기기만 하면 좋을 것 같다. 전쟁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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