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온지 12일이 지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 몸은 한국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가스렌지의 불을 끄면서 나는 별다른 의식없이 가스밸브를 잠궜다.
가스밸브없는 미국에서 7년간 살았던 내가 자연스럽게 가스밸브를 잠근것이다.
내 몸은 내 의식보다 빠르게 한국에 적응했다.
마치 내 몸이 7년 간의 기나긴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
내 혀는 정확히 한국 음식의 맛을 기억하고 있었고
내 눈은 눈 덮인 논을 보면서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았다.
미국에 처음 도착할 당시 시차 적응에 힘들어 했었던 내 몸이
한국에서는 잘도 시차에 적응했다.
오늘 산길을 걸었을 때 내 발은 전혀 어색함 없이 그 구불구불한
산길을 걸어내었다.
내가 언제 미국에 살았었던가..
의식적으로 그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면
내가 미국에 7년을 살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너무도 빠르게 한국에 적응하는 내 몸을 보면서
무서움을 느꼈다.
나는 과연 내 몸을 내 의지에 복종시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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