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시대의 유대교 신앙은 하나님의 통치가 완성되는 마지막 날에 악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믿고 있었다. 그러기에 세상의 악은 그러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알리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복음서 기자들은 보았다. 악은 지금껏 의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폭력을 사용하여 예수님을 죽인다. 그것이 세상을 지배하는 악의 방식이다. 하나님 나라의 선포자가 등장할 때마다 세상은 그들을 죽임으로, 그들이 얼마나 무력한지와 반면 세상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과시하였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하나님 나라 운동은 종료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예수님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예수님에게는 다른 선포자들에게는 없는, 세상이 간파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복음서 기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직면했을 것이다: 1) 많은 선포자들 중에서 왜 하나님은 예수님만을 부활시켰는가? 2) 예수님의 그 무엇이 하나님으로 하여금 예수님을 다시 살려내게 했는가? 3) 전시대 선포자들과 예수님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복음서 기자들은 이 질문에 답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전시대 선포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특징을 예수님에게서 찾아낸다. 바로 하나님과의 친밀한 인격적 관계이다.
선지자들 중 예수님처럼 하나님과 친밀한 인격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그는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를 정도였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하나님은 예수님의 아빠였다.또한 예수님은 말 뿐이 아닌 그의 행동과 가르침을 통해서 아빠이신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드러내었다. 그전의 선포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기만 했었지 하나님과 그렇게 친밀한 관계를 가지지는 못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과 아빠 - 아들의 관계를 형성한다. 복음서 기자들은 하나님이 예수님을 아들로 인정했다고 보았다. 그들은 본래 사회의 약자와 소외 계층을 특별히 사랑했던 하나님이 수많은 선포자들 중에서도 갈릴리 시골, 목수 출신이면서 약자와 소외 계층을 사랑했던 예수님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으며 그의 가르침과 행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보았다. 예수님이야 말로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한 자라 믿었기에 복음서 기자들은 그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했으며, 요한복음 기자는 예수님이 하나님과 태초부터 함께 계셨던 분으로 묘사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 자체이며,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은 그의 뜻을 인간에게 드러내보이길 원했던 것으로 복음서 기자들은 보았다.
복음서 기자들은 그들에게 가장 확실했던 기억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중심으로 하여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그들의 공통된 해석의 고갱이는 십자가에서 처형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메시아라는 점이다.
그들은 그 때까지, 즉 예수님의 죽음 후 30년 정도까지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들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먼저 쓰인 바울 서신과 몇몇 일반서신 외에 기록된 문서는 어디에도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온 구전들이 있을 뿐이다. 이미 신앙의 눈으로 해석되어진 다양한 구전들이 신앙 공동체를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글로 남기는 일이 복음서 기자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그들에게 자료란 대부분 구전일 뿐이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확실한 신앙고백으로 무장한 그들은 예수 이야기를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이미 그들의 손을 떠난 문제였다. 어느 누구도 예수님이나 제자들의 친필 문서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녹음기도 비디오도 없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과 바울 서신, 그것이 전부였다.
복음서 기자들의 의식 속에 예수님은 분명히 하나님의 아들이고 메시아임에 틀림없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복음서 기자들은 가능한 모든 소스를 동원해야 했다. 당시 구약 성경이 그들에게는 좋은 소스가 되었다. 그들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내용 중에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모든 구절들을 찾아내었다. 먼저 글을 쓴 바울이 그랬으며 복음서 저자들 역시 그 뒤를 따랐다.
구약 성경을 사용하여 일단 동족인 유대인들을 설득하는 것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복음서 기자들은 이방으로 사역의 범위를 넓혀간다.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알고 싶었던 사람들은 점점 1)예수님의 사역에 대해 궁금해 했고, 2)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해 궁금해 했으며, 3)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궁금해 했을 것이다. 복음서 기자들은 사람들의 궁금증에 답해야 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소설을 쓴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료를 수집했다. 탄생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수집되었다. 관련 구약 성경 구절도 찾았다. 그러나 이것들은 이미 믿음의 공동체를 통해서 전해진 이야기들이기에 엄밀한 의미로 팩트는 아니다. 아니 사실 팩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의 자료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자료들이 거짓은 아니다. 수십년의 시간을 거쳐서 생성되고 변형되면서 전달되어져 내려온, 그 당시 사람들의 양심에 비추어 보아 별 의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개연성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들의 진정성이 들어있기에 거짓은 아닌 것이다.
그 이야기들이 사실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이미 그렇다 아니다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미 수십년이 흘러버린 상황이고 기억 외에는 그 무엇에도 의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동체 속에서 그 이야기는 의미가 있었으며 그들의 사회 속에서 이 이야기는 유효했다. 그렇기에 복음서가 계속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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