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31, 2010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국 사회에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이 현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한 예가 TV 예능 프로그램인데,
예전 한 10년 전만해도 예능 프로에서 형, 언니 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걸로 기억한다.
사적으로는 형, 동생하는 사이지만 공중파 방송에서는
시청자 앞에 선 연예인으로서의 공적인 관계를 유지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사적 영역에서의 호칭과 친분 관계가
공중파 방송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이 별 문제없이 이러한 현상을 받아 들이고 있는 걸 봐서는
한국 사회 전체에 이러한 공적 영역의 축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는가 싶다.
사적 영역의 친분 관계가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형 동생/선 후배로 이루어진 끼리끼리 문화가 공고해 지고
이들이 기득권까지 갖게 된다면
그들과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 그들 무리에 끼려고 노력할 것이고,
사적 영역을 확장하는 데 갖은 노력과 비용을 다 투자하지 않겠는가.
단지 연예계 뿐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사적인 영역이 너무
비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부터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무슨 무슨 라인이 있고
형, 동생, 친구라는 호칭 아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 같다.
형 동생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적인 정도 소중하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그러한 정이 공정함이나 정의를 앞서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적 영역에서의 진한 우정은 사적 영역안에서만 기능케 하고
공적 영역에서는 공정한 태도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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