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데리고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 갔다. 그 곳에 있는 까페 내부에 실내 놀이터가 있는데, 아들 녀석이 그 곳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그 까페에서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한 20명 정도 모여서 생일파티를 하면서 그 놀이터에서도 놀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보여서, 아들을 데리고 코트로 나가 축구공을 가지고 놀다가 그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가서 놀 때쯤 다시 까페로 들어갔다. 나는 커피를 한잔 시키고 아들 녀석은 혼자서 놀이터로 갔는데, 멀리서 커피를 마시며 보고 있자니 뭔가를 계속 주워담고 있는 게 아닌가. 가서 보았더니 바닥에 온통 어질러진 블럭들을 혼자서 장난감통에 주워담고 있는 것이었다. 굳이 안해도 될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아들에게 네가 정리 안해도 된다고 했더니, 그 어린 녀석이 지저분하니까 자기가 치워야 한다고 한다. 말려도 한다고 하기에 그냥 내버려두고 내 자리로 돌아와서 어떻게 하는지 계속 지켜보았다.
열명도 넘는 형들이 난장판을 벌이고 놀았으니 얼마나 치울게 많았겠는가. 자기가 어지럽히지도 않은 장난감이며 블록들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10분이 넘도록 묵묵히, 끝까지 정리를 하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저 녀석이 세살 짜리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저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 때가 많다는 걸 알기에 녀석의 앞날이 기대되기도 하였다. 커서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저런 마음을 잃지 않고 자라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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