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28, 2014

내가 만난 할머니들

1.
할머니의 딸은 호주에 있다.
얼마전 할머니를 보러 호주에서 건너온 딸이 할머니에게 호주로 와서 같이 살자고 한다.
할머니는 딸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여기서 계속 살겠다고 하신다.
딸은 호주에서 엄마보러 여기까지 오는게 더 힘들겠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할머니의 아들은 스웨덴에 있다.
몇달전 다리를 다친 할머니는 이제 운전을 못하게 되었고 장을 보러 나갈 수도 없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스웨덴에 사는 아들이 인터넷으로 할머니 동네 슈퍼마켓에 주문을 해서 매주 할머니 집으로 배달이 되도록 해주고 있다.

할머니는 방 세개짜리 집에서 혼자 살고 계신다.
아들 딸이 다 자기를 떠났다고 하신다.
할머니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쇠약해진 몸으로 언제까지 그 집에 혼자 살 수 있을까..

2.
할머니는 환한 미소를 갖고 있다.
몸집도 왜소하고 말도 조심스럽게 한다.
첫인상이 좋다.

거실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계신다.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란다.
얼마나 오래되셨냐고 물었다.
32년이란다.

뇌졸중 환자 모임에 이제 남은 사람이 자기 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분들은 모두 다 떠나고 남편만 아직까지 살아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180이 넘는 거구인데, 할머니는 155 정도의 작은 몸이다.
그 몸으로 할아버지 돌보며 자녀 셋을 다 키우셨다.
그 환한 미소는 신비이다.

3.
할머니는 여섯명의 자녀가 있다.
남편은 41세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는 서른 둘이었다.
혼자서 여섯명의 자녀를 키웠다.

매일이 전쟁이었다.
어떻게든 아이들을 교육시켰다.
아이들을 재우고 밤에 나가서 청소를 했다.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었다.

자식들은 다들 잘 살고 있다.
그런데 큰아들이 할머니를 찾지 않는다.
어머니에 대한 좋은 추억이 없다고 한다.
어머니가 너무 강하기만 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말한다.
강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자식들을 키울 수 있었겠냐고..
어떻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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