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26, 2017

은퇴 이후

요즘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좀 하는 편이다.
몇 년 전에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1년 반정도 하면서 노인들의 삶을 당겨서 살아볼 기회가 있었다. 물론 그 역시도 간접적인 경험이었지만 책을 통해서가 아닌 내 몸을 통해서 그 분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보았기 때문에 상당히 현실감 있었던 체험이었다.

뉴질랜드는 노후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집을 가지고 은퇴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노후복지가 설계되어있다. 만약 은퇴시점에 자기 집이 없다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노령연금만으로 사는 것이 상당히 힘들어지게 된다.

내 경우 아직 은퇴까지는 이 나라 기준으로 20년 정도의 기간이 남아있지만 아직 집을 사지 못하고 있다. 모기지 상환 기간을 생각하면 늦어도 지금쯤이면 집을 사야 하는데 아직 집값의 20퍼센트에 달하는 미니멈 디파짓이 없기에 집을 사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우리가 살만한 저렴한 가격의 집 값이 25 - 30만불정도임을 감안하면 약 5, 6만불의 디파짓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 가정의 수입으로는 저 금액을 저축하는데 아마도 수 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한다.

나는 소형 교회 목회자들이 은퇴 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의지할 자녀들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도 괜찮은 경우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대부분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회는 그 분들을 신경쓰지 않은지 오래이다. 내가 현재 사역하고 있는 교회도 그럴 것이고..

앞으로의 사정도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교인들 수가 줄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한인 교회들은 지금도 현직 목회자에게 적정 사례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 은퇴 목회자까지 돌볼 여력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하여 노후는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목회를 하면서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말인데... 단순한 생계 해결이 아니라 직업으로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뭔가를 새로이 배워야 하는데 이곳이 시골이어서 뭘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다.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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