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9, 2018

여러 겹의 인생

요즘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1. 내일 우리 교회에 다니는 유일한 청년의 결혼식이 있다. 나와 함께 3년 동안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성경공부를 했던 청년이다. 중학교 때부터 혼자 유학을 와서 대학교 졸업하고 병원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스시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자매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두사람을 상대로 크리스천 예비부부 코스를 진행하면서 그 자매도 지금은 우리 교회로 나오고 있다.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길래, 순간 내가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나 생각을 했더랬다.
거울을 보니 흰머리가 꽤 많다. 내가 20대때 40대 중후반의 아저씨들을 보며 답답해했던 기억이 났다. 물론 40대 중후반이면 나보다 연배가 많은 사람들이 보기엔 아직 젊은 나이지만 젊은이들의 눈에는 나도 그저 나이 많은 아저씨 아니겠는가..
신랑의 부모님이 영어를 못해서 결혼식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을 해야 한다. 중국계들도 많아서 중국어도 하면 좋겠지만 내가 중국어를 모르니 어쩔 수 없고..
예식은 이나라 예식을 따르지만 간결하게 할 예정이다. 주례사도 짧게 할 것이고..
청년이 없는 교회니 이번이 내가 주관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결혼식이 될까?

2. 얼마 전 한국에서 새로 온 가정이 정착을 시도하고 있다. 요리사 부부인데 아들 둘이 있다. 영주권을 따기에 다른 부분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영어가 문제다. 요즘 이 곳 영주권 문턱이 높아져서 이제는 반드시 아이엘츠 6.5 이상의 영어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그분들과,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우리 교우들과 함께, 영어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쉬운 영어 신앙 서적을 가지고 하는데 열심히들 공부하고 있다. 감사한건 그분들이 비신자라는 점이다. 수평이동이 많은 이 시대에 비신자가 교회에 왔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가랑비에 옷 젖듯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알아가면서 교회에 호감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믿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 예수님을 전할 것이다. 그분들이 이 땅에 잘 정착하고 그보다 더욱 그리스도 안에 잘 정착하기를 기도한다.

3. 한 젊은 부부 가정이 대도시로 떠나갔고 또 하나의 젊은 부부 가정도 인근 도시로 곧 이사를 간다. 인근 도시는 이곳에서 하이웨이로 한시간 거리인데 현재 그 도시에서 우리 교회로 매주 출석하는 가정이 두 가정이 있다. 이번에 그 도시로 이사가는 가정이 계속 우리 교회로 나올지 아니면 그 도시에 있는 한인교회로 갈지 잘 모르겠다. 나야 뭐 같은 지역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고 멀리서 오는 성도들에게도 그런 말을 계속 해오고는 있지만.. 그래도 멀리서 오는 분들은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터이니.. 부부간에 어려운 점이 많이 있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애쓰느라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사 후에 어떤 결정을 하든 두 사람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결정을 하길 바란다.     

4. 동생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친동생은 아니고 대학때 몇년동안 기숙사에서 한방을 썼던 동생인데 같이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동생이다. 이 친구와 결혼을 한 자매가 휠체어를 타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었다. '잘했다 역시 멋진 녀석이다. 사랑에 장애가 무슨 문제냐.' 이런 생각부터 '앞으로 사역하는데 사역지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걱정까지.. 그래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꾸준히 사역을 하다가 교회도 개척하고 담임목사까지 되었는데 갑자기 제수씨가 뇌에 문제가 생겨서 쓰러진 것이다. 그 후로 깨어난 제수씨는 기억력을 잃고 손까지 못쓰게 되어서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상태가 약간은 호전되었지만 지금도 제수씨는 남편을 가끔씩 못 알아본다고 한다. 손도 여전히 잘 못쓰고 있고.. 그래도 교우들이 동생의 사정을 잘 이해해 줘서 목회를 계속 하고는 있지만 하루 종일 제수씨 옆에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역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참 마음이 아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기도하고 가끔 전화 해주는 정도가 다다. 동생은 여전히 주님의 은혜 안에 있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이 친구도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내겠지만 그 과정 중에 너무 아프지는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5. 이렇게 인생은 여러 겹이다. 다른 질감, 다른 색깔, 다른 무게의 천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거기에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한다. 무겁다.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계셔서 다행이다. 성령의 바람이 겹겹의 천을 뚫고 전해져서 다행이다. 그래서 오늘도 숨을 쉰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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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

늘 소박한 삶을 꿈꿔 왔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해 왔으니, 어찌 보면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평생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