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8, 2018

벽난로를 피우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이제 이곳은 날씨가 추워져서 밤이면 장작을 때서 난방을 한다.
장작도 종류가 많다. 좋은 나무는 가격이 꽤 나간다.
장작 중에 최상급으로 치는 마누카 나무 같은 경우는 가격도 비싸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인터넷을 뒤져보니 검 나무(Gum tree)와 올드맨 파인(Old Man Pine) 정도면 나쁘지 않은 조합인 것 같아서 그 두 나무를 섞어 2 큐빅어치의 장작을 구입했다.
일반적으로 겨울을 나는데 3-4큐빅 정도의 장작을 땐다지만 아직 그 양이 감이 안와서 일단 2큐빅만을 샀다.
처음에는 2 큐빅도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막상 때보니 생각보다 장작이 많이 들었다. 불피우는 재미도 있고 불에서 나오는 열기가 전기 히터보다는 훨씬 따뜻하기도 해서 예상보다 더 자주 불을 피우고 있다.
지금도 멍하니 불꽃을 바라보고 있다가 책상에 앉았다.
2018년도 벌써 5개월이 거의 지나가고 있다...
기나긴 겨울의 문턱에 서있기도 하고, 이곳에서 설교를 하기 시작한지 만 3년이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불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머리가 비는 느낌이다.
그 움직임이 참 신비롭다. 어쩌면 저렇게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계속 되는 걸까..
가스 불꽃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불꽃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타오르는 모습이 너무도 신비하기만 하다.
공기와 잘 마른 나무만 끊임없이 공급된다면 저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불의 힘은 놀랍다.
두꺼운 나무 장작도 희뿌연 재로 만들어 버린다.
그 단단했던 나무가 부드러운 가루로 변해버리다니..
불은 그 나무를 소멸시킨걸까 해방시킨걸까..
하늘이 그리워 손만 뻗치던 나무를..
하얀 연기로 승화시켜 하늘로 보내준걸까..
소멸을 통한 해방..
다시 십자가와 부활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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