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대통령 후보 포스터에서 처음 알게 되었던 백기완 선생을 실제로 만나뵙게 되었던 건 2011년이었다. 그때 외국인 노동자 활동가들이 모인 작은 공간에 강사로 오셨었는데 바로 눈앞에서 선생님을 뵙기는 처음이었다. 백발이 성성하셨는데 그렇게 자연스럽게 헝클어져 있으면서도 바람에 날린 듯 멋진 백발은 처음 본 것 같았다.
그 때 우리가 사용하는 활동가라는 명칭이 너무 힘이 없는것 같다고 다른 명칭을 좀 생각해 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월남했던 이야기도 해주셨고, 그 때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우리말들도 많이 가르쳐 주셨다. 물론 통일이나 민중을 중시하지 않는 세력들에 대한 비판도 화끈하게 하셨었고.. 당시 나이가 아마 여든 쯤 되셨을텐데 참 멋진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나도 저렇게 변함없는 소신을 가지고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백기완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나서 갑자기 떠올랐던 작은 추억을 여기에 남기자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 어떻게 늙어가고 있는지.. 너무 내 삶에만 매여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동지들은 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다들 별탈없이 잘 살아가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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