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4, 2021

다시 설교하다

인근 도시에 4년간 두 명의 담임목사가 목회를 그만 두고 떠난 교회가 있다. 담임 목사가 교회를 그만 두고 떠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가 이해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목회자와 교인들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이별을 했다면 참 어려운 상황이 전개된다. 목회자는 목회자 대로 교인들은 교인들 대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회복을 해도 좋지 않은 기억이 머리 속에 남아서 목사나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남겨지는 경우도 많다.

가급적 그런 교회 상황에 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교회의 경우는 목사가 아닌 교인들이 나를 찾아왔다. 이미 목사님은 교회를 떠난 상태고, 교인들은 두번이나 이런 일이 있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를 찾아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보다는 그냥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목사와 교인들이 만나서 그렇게 된 것 같았다. 그 목사님도 좋은 분이고 이 교인들도 좋은 분들인데 서로 간의 차이를 조정해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았다. 

그분들은 내가 그 교회를 맡아주기를 바랐지만 나는 이제 기존 교회 목회는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상황이라서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다음 목사님을 청빙할 때까지 내가 주일에 와서 설교라도 해 줄 수 없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건 노회에 요청하면 알아서 목사님을 보내줄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고 보내드렸는데, 한달 후쯤 다시 나를 찾아와서는 그 교단에서 탈퇴를 했다는 것이었다. 

참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이제 그 교회에서 설교를 해줄 사람이 이 근처에서는 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전 목사님이 그만 두었을 때는 다음 목사님이 오실 때까지 8개월을 유튜브 설교로 예배를 드렸었는데 다시 또 그런 식으로 예배드리는 것을 교인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새로 신앙을 갖게된 초신자들도 있는데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밤에 마트에서 월, 금, 토, 3일 밤샘 근무를 하고 새벽 5시에 퇴근을 하기 때문에 주일 오전 예배를 인도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했더니 예배 시간을 저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매주는 못한다고 했더니 한 달에 한번이나 두번만 와주셔도 고맙겠다고 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다음 목사님이 오실 때까지 한달에 한번이나 두번씩 그 교회로 가서 주일 예배만 드리는 걸로 결정을 했다.

엊그제 주일에 그 교회에서 처음 설교를 했는데 교인들이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들어주었다. 고속도로로 왕복 두 시간의 거리가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리고 싶어하는 성도들이 있고 설교에 감사하는 사람들로 인해 모처럼 행복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하나님은 왜 그리도 나 같이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설교를 맡기시는지.. 그래도 아직은 말씀의 종이니 말씀으로 하나님의 귀한 양들을 잘 먹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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