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를 동사형으로 표현할 때 '치다'라고 해야할 지 '하다'라고 할지 헷갈리는데, 검색해보니 국립국어원에서는 둘 다 쓸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냥 친구들과 재미로만 탁구를 쳤다면 요즘은 제대로 배워서 쳐보자는 마음으로 탁구를 치고 있다. 유튜브 덕에 동서양의 다양한 코치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탁구의 여러가지 기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실전에서 사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가 공부한 바에 의하면 탁구는 스핀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의 이동 속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모든 구기 종목 중에서 가장 빠르게 회전하는 공이 탁구공이라 한다. 상당한 회전이 걸리는 테니스 공의 최고 회전이 3700 rpm 인데, 탁구공은 9000 rpm이라고 하니 스핀을 마스터하지 못하면 탁구를 잘 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스핀에는 기본적으로 상하좌우의 회전이 있지만 상하회전과 좌우회전을 섞을 수도 있고 때로 무회전을 주기도 한다. 서브를 할 때도 그렇고 랠리를 할 때도 그렇다. 순간적으로 회전의 종류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라켓의 각도와 타격의 세기를 맞춰줘야 한다. 들어오는 공의 속도와 회전에 알맞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공은 엉뚱한 곳으로 튀거나 넷트에 걸리거나 상대편으로 넘어가도 상대가 공격하기 좋은 상태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계산을 반사적으로 해야 한다. 생각을 하면 늦는다. 순간적으로 몸이 반응할 수 있도록 몸을 훈련시켜둬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매일 그렇게 엄청난 양의 반복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일주일에 딱 하루 세 시간 동안만 탁구를 치기 때문에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는 않는 것 같다. 머리는 준비가 되었지만 몸이 준비가 안되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세를 몸에 새겨 넣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몸은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말에 '몸이 말을 안듣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참 맞는 말이다. 말은 쉽지만 몸이 말을 따라가게 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탁구 기술에 대한 설명들을 듣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고 그에 맞게 몸을 길들이고 바로 잡는 것이 진정한 탁구 공부의 요체일 것이다.
성경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성육신의 일반적 의미가 그렇다. 내가 말씀이 육신이 되지 않으면 구원은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탁구를 하면서도 이러한 성육신의 일반적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물론 예수의 성육신은 기독교 내에서 고유하고 특수한 측면이 있지만 그 사건의 의미를 일반화시키면 말씀/진리/원리를 몸에 체화시키지 않는다면 그 진리는 어떠한 힘도 발휘할 수 없다는 말로 풀어쓸 수 있다. 예수 이전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있었지만 구원의 능력은 말씀이 육신이 된 예수님에게서만 나타나지 않았는가.
탁구에 비유해서 다시 말하면 탁구의 원리, 포핸드 백핸드 서브 스핀의 정석 이론을 아무리 잘 알고 있다한들 그 원리가 몸에 체화되지 않는다면 실제 게임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신앙 생활의 요체도 내 몸을 쳐서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복종시키는 것일텐데, 말씀을 듣는 것에서만 끝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의 몸/삶을 예수님의 뜻에 맞추어 바꿔나가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많아져서 맘몬이나 불의나 악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