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국에서 다니러 온 처형이 비싼 탁구 목판을 내 선물로 가지고 오셨다. 티모볼 ALC라는 블레이드(목판)인데 이 나라에서는 290불이나 하는 비싼 물건이라 나는 아예 살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제품이었다. 한국에서는 15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한국에 살고 있었다면 샀을려나? 아무튼 좋은 블레이드가 생겼으니 나름 러버도 업그레이드를 해서 포핸드 쪽에는 허리케인 3 네오 Provincial 버전을 붙였고 백핸드 쪽에는 Fastarc G-1러버를 부착했다. 물론 러버도 더 비싼 제품들이 많이 있지만 나로서는 이 정도 셋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블레이드는 바꿀 생각이 없고 러버도 고무가 딱딱해질 때까지 계속 쓰려고 한다.
바뀐 라켓으로 탁구를 친지 이번이 세번째인데 오늘에서야 좀 감을 찾은 것 같다. 아직 백핸드는 자신이 없지만 포핸드는 확실히 감을 잡아서 클럽에서 함께 치는 중국인 코치에게서 포핸드가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 내가 연구한 탁구 스타일이 중국식 탁구여서 공을 많이 회전시키는 편이다. 점착식 러버를 쓰는 이유도 회전을 거는 맛이 좋아서다. 탑스핀 없이 그냥 때리는 탁구는 왠지 재미가 없다. 포핸드든 백핸드든 회전이 걸려야 재미가 있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플랫 힛을 하기도 하지만 타구할 때 '틱틱' 소리가 '탕탕' 소리보다 훨씬 듣기가 좋다.
오늘은 탁구공을 살살 달래듯이 공을 쳐봤다. 이제는 어느 정도 공을 달래는 기술이 생긴 것 같다. 공을 달래면서 치면 스윙을 세게 해도 공이 부드럽게 나간다. 스피드는 빠르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이 좋다. 낮고 빠르면서 부드럽게.. 상대방에게 위협감을 주지 않으면서 점수를 딸 수 있는 방식. 이 스타일이 내 성격에도 잘 맞는 것 같다. 간혹 탁구공이 깨질듯이 공을 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영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게 때리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공을 죽이려는 것 같다. 나는 공을 살리면서 치는 게 좋다. 어떤 방향이든 공의 회전을 살리면서 치는 탁구가 나에게 맞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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