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국가에 산지 20 년이 되었다.
그 긴 세월동안 하루에 영어를 접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늘 영어를 접하며 산다.
그래도 찰나의 순간 내 시선을, 내 청각을 사로잡는 것은 한글이고 한국어다.
오늘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하고 카운터를 지나는 순간 내 주변 시야에 잠깐 뭔가가 걸렸다.
한글이었다.
카운터 위에 널부러져있던 신문 별지 여행판 표지에 한국이 핫하다는 문구가 박혀있었다.
그리고 뒷 배경 사진에 약간 흐리게 어떤 가게의 간판이 찍혀있었다.
"골목집"
대문짝만하게 써있던 영어가 아니라,
이 나라 사람들이라면 아무도 읽어내지 못했을 그 흐릿한 세 글자가 내 시선을 잡아당겼던 것이다.
한국인.
아무리 외국에 오래 살아도,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아무리 서양 음식을 먹어도,
아무리 현지인을 만나도,
한국인이다.
여전히 한국 이름을 쓰고,
여전히 한국 음식을 먹고,
여전히 한국 말을 하고,
여전히 한국 자랑을 멈추지 않는
나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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