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소설책을 읽었다. 김주혜라는 한국계 미국 작가가 쓴 책이다. 예전에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어서 또 다른 한국계 미국 작가가 쓴 이 책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다. 파친코는 영문판을 읽었었는데, 이 소설은 한국어 번역판을 읽었다. 영문판이 원작이라는 걸 몰랐다면 한국어판이 원작이라고 생각했을만큼 책이 자연스럽게 읽혔다.
신기하게 파친코도 그렇고 이 소설도 그렇고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확실히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이 더 깊은 울림을 일으키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났었고 지금도 인간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착잡해진다. 그런게 세상이고 그런게 인생이라면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인생일까?
내 삶도 책 속에 담아본다면, 이 책만큼 드라마틱하진 않더라도, 이 책과 비슷한 이런저런 내용들이 담기게 될 것이다. 시대적 상황은 다르고 고통의 무게도 다르겠지만 내 삶 속에도 이 책과 공명되는 사건들, 인물들이 좀 있다. 나는 이제 제주도로 간 옥희처럼 편안히 살고 있다. 여기 사람들에겐 나도 타지인이지만 이젠 여기에도 친구가 있고,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 본래 안하던 일을 배워서 지금은 동료들보다 더 잘하고 있고... 책의 마지막 장에서 옥희가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그 어떤 것에 대한 소망도 동경도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말하는데, 나도 몇 년 전부터, 그런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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