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맞아 어느 한 가정의 초대를 받았고, 같이 초대를 받은 또 다른 가족과 함께 세 가족이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먹은 후에야 헤어졌다. 한 여덟시간 정도를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는 너무 피곤했다. 사람들이 싫지는 않은데 한두 시간 정도 지나고 수다를 떠는 시간이 되면 나는 피곤해 진다. 그냥 하나마나 한 소리를 하거나 설익은 자기 생각을 마치 정답인마냥 떠들거나 팩트체크나 소스 확인도 안된 이야기들을 기정사실처럼 말하는 데 이런 말들을 듣고 있다보면 점점 피곤해진다. 대개는 말을 안하고 있다가 가끔 교통정리해주고 넌지시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아주거나 다른 관점을 얘기해주기는 하지만 아무튼 피곤하다.
나이들면서 사람들을 오래 만나기가 싫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두 시간 정도면 족한 것 같다. 그 이상이 되면 운동을 하고 났을 때보다 더 힘든 느낌이 든다. 물론 대화의 기술이 좋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오래 대화해도 힘들지 않다. 그런 사람들과는 오랜 시간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는 한두 시간 이상 함께 있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예의상 웃어주고 맞장구쳐주고 하는 게 이제 좀 피곤해지고 있는 거다. 그래서 한편으론 그런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 함께한 정이 있고 인간관계라는 복잡하고도 소중한 자산이 있으니 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들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내 삶에서 내가 신경을 써줘야 하는 부분일 것 같다. 변화는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타나겠지만 대응은 지혜롭게 해줘야 한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사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화의 기술이 떨어지는 사람들과 있을 때도 피곤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미리미리 찾아내서 대비를 좀 해둬야겠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