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한 살짜리 아이를 포함해 우리 세 식구가 살 월세집을 구하고 있었는데 같은 교회에 다니던 린다라는 키위 교인이 자기에게 월세집이 있다고 한번 보겠냐고 했었다. 월세 가격을 물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금액보다 높아서 내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깎아줄 수 있겠냐고 했더니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 때 내가 그 금액으로 구할 수 있었던 집은 방 하나나 두 개짜리 연립주택 정도 수준이었어서 린다의 집도 그 정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그 집에 가봤더니 방 세개에 화장실 두 개, 더블 거라지에 앞뒷마당까지 있는 너무 좋은 단독채였다. 그렇게 좋은 집을 이 나라에 도착한 지 몇 주밖에 안된 우리에게 쓰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다. 그것도 몇 달 동안만 살라고 한 게 아니라 아내가 브리징 코스를 마치고 직장을 얻을 때까지 있으라고 했었다.
우리가 그 집에서 1년 반을 사는 동안 린다는 여러모로 우리를 돌봐주었고,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갈 때는 살림살이가 없었던 우리에게 부엌 살림과 싱글베드, 침실 서랍장까지 선물로 주었었다. 그리고 장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리가 한국에 다녀와야 했었을 때는 몇 백불의 현금까지 챙겨주었었다. 린다 부부는 둘 다 일을 하고 있었고 그리 큰 부자가 아니었는데도 그런 은혜를 베풀어 준 것이다.
그런 고마운 인연이 있어서 지금도 가끔 그 분을 찾아뵙고 있다. 지금은 은퇴하고 부부가 Retirement Village에 들어가 살고 계신데 두 분 모두 우리가 찾아갈 때마다 반가이 맞이해 주신다. 엊그제도 오랜만에 그 분들을 만나고 왔는데 부부간의 금슬도 좋고, 자녀들도 다들 잘 살고 있고, 찾아오는 친구들도 많아서 즐겁고 편안한 삶을 살고 계셨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평안히 지내시는 걸 보니 감사하고 기뻤다. 두 분 모두 앞으로도 아프신 데 없이 건강히 지내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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