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노빈의 신생철학을 읽었다.
시각에 대한 분석, 요소론적/명사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과 이러한 세계 이해를 버린 동사적 세계 이해로의 전환, 사람의 중요성, 그리고 통일의 중요성을 일갈하는 그의 외침이 절절하게 책 속에 배어있었다. 마치 선지자의 글을 대하는 듯 했다.
그에게 있어서 사람은 존재가 아닌 "생존"이다. 살아있는 아니 좀 더 정확히 살아 "계시는" 생명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계시는 것은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만이 계시는 것이다. 노예는 있지, 계시지 않는다. 사람의 가치를 빼앗기고 감금되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사람의 가치를 깨닫게 하여야 하며 있지 않고 계시게 해야 한다. 사람이 개체가 아니고 우리이며 함께 임을 깨달을 때 사람은 곧 하늘/한울인 것이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모두가 하나님을 깨달을 때 우리는 큰 우리, 한울이 된다. 그래서 한울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이웃을 또는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면 한울님도 사랑할 수 없는 법이다.
그는 하느님을 '하는님'이라 부른다. 동사적이다. 시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움직임, 함이 하느님이다. 시각으로 포착될 수 없는 데 사람들은 하느님을 보길 원한다. 그러나 하느님을 보면 죽는다. 즉 하느님을 명사적으로 파악하면 죽는다는 것이다. 하느님을 움직임이 아닌 정지된 그 무엇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신을 그렇게 정지된 존재로 보았을 때 사람들은 그 신을 자기들의 뜻을 이루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사람을 죽이고 억압하고 착취하는 데 포착된 신, 정지된 신을 사용했다. 하느님은 행위로서만 이해될 수 있다. 자유를 주는 행위, 구원하고, 해방하는 그 행위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법이다.
시천, 양천, 체천이라는 동학의 핵심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천이 사람이라 했을 때 사람을 모시고 키우고 하늘처럼 행하는 행위야 말로 사람을 진정 한울로 대하는 행위일 것이다.
동학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윤노빈이 김영민의 스승이라는 데 과연 김영민에게서 느꼈던 수행 중심적, 사람 중심적, 바깥 지향적인 면들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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